코로나 19로 지역 대학 기숙사 격리 수용, 1인 1실 구조 통역사, 시설관리자 등 담당인력 배치

지역 대학들이 중국인 유학생 복귀 시점에 따라 격리시설을 운영한다. 격리시설로 사용할 대전의 한 대학 기숙사 호실 모습. 사진 = 김대욱 기자
지역 대학들이 중국인 유학생 복귀 시점에 따라 격리시설을 운영한다. 격리시설로 사용할 대전의 한 대학 기숙사 호실 모습. 사진 = 김대욱 기자
18일 오전 대전의 A대학 기숙사. 이 곳은 코로나 19(우한폐렴)에 대처 방안으로 중국인 유학생 격리시설로 지정한 건물이다. 중국인 유학생은 층당 39명 씩 6층에서 10층까지 수용한다. 격리기간은 오는 24일부터 내달 8일까지 2주 간이다. 출입은 출입카드와 지문을 통해 가능하다. 건물 입구부터 엘리베이터, 복도, 호실 입실까지 모두 출입 관리 시스템이 설치돼 출입카드를 3회 갖다 대야 들어설 수 있다. 건물 내부는 일반 호텔과 유사한 구조다. 복도는 일자로 길게 늘어서 있고, 복도 양 옆으로 방이 위치했다. 출입카드가 없으면 내·외부 출입이 불가능해 보였다.

호실에 들어서자 양 옆으로 침대, 책상이 각각 2개씩 비치돼 있었다. 방문에서 마주 본 벽 한 가운데 창문이 설치됐다. 본래 2인 1실 기준으로 구성돼 있지만, 격리가 시작되면 1인 1실로 배정을 받게 된다. 침구류, 냉·난방 기구, 콘센트, 화장실은 호실마다 설치가 돼 있었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이 곳에서 불가피한 사유가 없는 한 출입이 제한된 채로 2주간 생활하게 된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상황실도 운영된다. 중국어 통역사 3명, 직원 2명이 24시간 교대로 근무할 예정이다.

기숙사 격리를 결정한 대학의 고민도 상존했다. 격리기간 동안 제공할 식사, 간식 등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뜻밖의 예산도 수반되기 때문이다.

A대학 관계자는 "현재 박사과정을 밟으며 기숙사를 사용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이 퇴소하면 소독을 거쳐 유학생들을 수용할 계획"이라며 "당장은 기숙사 격리를 결정했지만, 식사 비용 등 부담 방안은 검토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기숙사 격리 수용에 반신반의하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들을 걱정하면서도 중국인 유학생을 경계하는 시선도 더러 있었다.

이날 A대학에서 만난 학생 심모 씨는 "중국인 학생들이 격리된다니 걱정이다"라며 "학생의 잘못은 아니기에 나쁘게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학생은 "코로나 19가 중국에서 발생한 질병인 만큼 중국에서 입국한 유학생들이 꺼림칙한 것은 사실"이라며 "상황이 잠잠해질 때까지 발병을 우려해 휴학이나 등교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속마음"이라고 말했다.

B대학 기숙사는 상황이 열악했다. 출입문을 열자 곳곳에 짐들이 방치돼 있는 등 한동안 사용하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이 곳 또한 방은 2인 1실 형태로 침대, 책상이 각각 2개씩 비치돼 있었다. 2층부터 7층까지 1인 1실로 성별에 따라 층을 나눠 총 45명을 수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완벽한 격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각 층 양 끝에는 공용화장실이 설치돼 있어, 기숙사 내 생활하는 동안 학생 간 접촉이 불가피해보였다. 출입구의 경우 건물 입구에만 통제시스템에 설치돼 있고 층별로는 출입을 통제할 만 한 시설이 구축돼 있지 않았다. B대학은 격리기간 중 감시인력 보강을 통해 격리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B대학 관계자는 "기숙사 2-7층에 라인별로 남·녀를 구분해 배치할 계획"이라며 "충남 아산, 충북 진천에 수용된 교민들에게 지급됐던 물품이 있다. 그 리스트를 확보해 빗자루부터 세제까지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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