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이 코로나19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며 지역사회에 현금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일부 화폐를 파쇄하기로 결정했다는 발표와 함께 국내 화폐에 대한 걱정도 덩달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아직까지 별다른 화폐 관리 대책은 세우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유통·운수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감염 가능성으로 인해 현금 결제를 꺼리고 있다. 최근 중국정부가 코로나 진원지에서 유통된 화폐를 수거, 소독하거나 일부 화폐는 파쇄하고 국민들에게는 전자결제를 권고하는 발표가 나면서다. 이 발표가 국내에도 알려지자 화폐와 직접 접촉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대전 지역 시민들도 속을 태우고 있다.

매일같이 승객을 태워야하는 운수업계는 아침마다 수거된 화폐를 만질 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운수업체 관계자는 "평상시에도 지폐와 동전을 세고 나면 손이 새카맣게 변할 정도로 화폐가 더러운데 코로나가 화폐를 통해서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더 걱정이 된다"며 "혹시나 확진자가 사용한 화폐를 만지게 될지 어떻게 아냐"며 토로했다.

직접 시민들과 접촉해야 하는 직업군을 가진 이들의 걱정은 더욱 컸다.

택시기사 김모씨(54)는 "택시기사의 경우 현금이건 카드건 모바일 결제건 모두 접촉이 있을 수 밖에 없어 걱정이 된다"며 "그렇다고 장갑을 끼기엔 거스름돈을 줄 때 불편해서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염려를 내비쳤다.

둔산동 한 대형마트의 계산원인 박모씨(51)도 "업무 중에 보통 장갑을 착용하고 일하는 경우가 많지만 불가피하게 화폐를 직접 만져야 할 경우도 있다"며 "불안하지만 만지고 나서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말했다.

화폐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는 나날이 커져가고 있지만 시중 화폐 유통을 관리하는 한국은행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내는 중국만큼 심각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지폐를 회수해 소독하거나 파쇄 할 계획은 현재 가지고 있지 않다"며 "대신 외국인의 화폐교환을 금지 하도록 조치하는 한편 유통화폐 청결을 위한 홍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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