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정치 세력이 하나로 뭉친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17일 공식 출범했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출범식을 열어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 기치 아래 보수 단일대오로 이번 총선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보수진영의 통합은 2017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새누리당이 분열한 이후 3년여 만이다. 이번 총선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합친 민주통합당(가칭), 정의당, 안철수 전 의원의 국민의당(가칭) 등 5개 정당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자유한국당이 주축이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도 그대로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대표를 맡고 나머지 한국당 최고위원 7명(심재철 원내대표, 김재원 정책위의장, 조경태·정미경·김광림·김순례·신보라)에 원희룡 제주지사와 새보수당 이준석 젊은정당비전위원장, 김영환 전 의원, 김원성 전진당 최고위원 등 4명이 통합당 최고위원으로 합류한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사무총장(박완수) 등 핵심 당직도 한국당 체제에서 변화가 없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급조되다시피 한 이 지도부는 총선 이후 전당대회에서 재편될 전망이다. 총선 공천관리위원회의 경우 한국당 김형오 위원장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공관위원이 추가될지는 미지수다. 통합당은 황 대표 주재로 출범식 이후 첫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상견례를 하고 공관위 확대개편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상징색은 연한 파스텔톤 분홍빛인 `해피 핑크`로 정했다.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고자 하는 유전자(DNA), 피 한 방울이 깨끗함을 상징하는 흰색에 떨어져 국민 행복을 추구하는 색깔이 됐다는 게 미래통합당의 설명이다. 상징 표어는 `하나 된 자유대한민국의 힘`으로 정했고, 로고 모양은 자유대한민국의 DNA가 국민 가슴에 모여 국민 행복과 희망을 끌어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미래통합당은 전했다.

미래통합당 홍보본부는 이날 "대한민국의 주인인 나 한 사람의 소중한 땀방울이 모여 국민의 땀방울이 되고, 모든 것은 국민의 입장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통합당의 변화된 관점을 표현한 것"이라고 로고의 의미를 설명했다.

변수도 존재한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전진당 등 3개 원내정당과 함께 6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외형적으로는 중도·보수가 함께하는 모양새를 갖췄지만 실질적으로 통합의 한 축인 유승민 의원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통합을 논의하고 합당을 결의한 만큼 유 의원도 미래통합당에 참여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날 출범식까지 불참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통합 내용에 불만족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와 함께 보수통합 논의의 시작점부터 꾸준히 통합 대상으로 거론된 안철수 전 의원은 여전히 `거대 양당 구도 타파`를 내세우며 독자 세력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안 전 의원은 전날 경기·서울·대전·광주에서 열린 국민의당 시·도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이번 총선에서 기득권 양당 구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반으로 나뉘어 전쟁을 방불케 하는 내전 상태가 될 것"이라며 중도 세력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서울=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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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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