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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논단] 야생동물과 국민보건

2020-02-13기사 편집 2020-02-13 07: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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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민규 충남대 동물자원과학부 교수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누적 사망자가 1100명을 넘어 좀처럼 확산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확진자도 4만 4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발병지로 지목된 우한이 포함된 후베이(湖北)성은 11일 하루 동안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1638명, 사망자가 94명 늘었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우리나라도 현재 28명의 감염 확진자와 검사 중인 사람이 1000명 가까이 증가하는 추세로 그 심각성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

이번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에게 악몽을 남긴 사스(SARS)와 메르스(MERS)의 원인체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들은 게놈(유전정보) 서열에 따라 베타 코로나바이러스에 속한다. 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1930년대 닭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개, 돼지, 그리고 조류에서 나타났고, 이후 1960년대에는 사람에서도 발견되었다. 코로나(corona)라는 명칭은 바이러스 표면이 왕관의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라틴어인 '왕관'이라는 의미를 가진 코로나에서 유래되었다.

일반적으로 개나 고양이 등의 동물들이 감염되면 호흡기와 소화기 질병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특히 고양이(복막염)와 쥐에 감염되는 일부 코로나바이러스는 치사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이 바이러스는 인체에 침투할 때 돌연변이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매개역할을 하는 것이다. 2002년 중국 남부 광동성에서 발생한 사스는 전 세계로 확산되어 7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는데, 사스 바이러스는 인간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과 결합해 침투하는 것이며, 2012년 중동지역에서 시작된 메르스도 인체세포의 단백질을 이용해 들어왔다. 메르스는 2015년 국내에 유입되어 38명의 사망자를 내어 모든 국민들이 공포에 휩싸인 경험이 있다.

그러면 이러한 중증전염병은 과연 어디에서 유래하는 것일까?

미국의 전염병 전문가인 피터 다스작 박사는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근원을 알지는 못하지만, 박쥐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강한 증거가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는 인간이 박쥐를 먹거나 가축시장에서 산 채로 거래할 때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다스작 박사는 그러나 "박쥐가 이 질병의 발병에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박쥐의 삶을 침범한 결과"라고 언급했다. 많은 야생동물 전문가들의 보고에 의하면 "사스와 메르스, 에볼라,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근래 인간에게 발생한 신종 바이러스의 약 70%는 야생동물에서 유래되었으며, 야생동물 식용을 막지 않으면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야생동물에 대한 잘못된 미신과 식도락, 신분 과시 등으로 여전히 야생동물을 전시, 판매, 식용하고 있다. 야생동물은 인류가 지켜야 할 유전자원이자 함께 공존해야 할 존재이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야생동물의 거래, 판매, 도살, 식용을 영구히 금지함으로서 인류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

또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전파력과 영향력을 감안할 때 감염병 관리체계와 공중보건 위기대응 역량강화는 매우 중요한 국가적과제로 추진되어야 한다. 굳이 정책적 근거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의학 및 보건학 뿐만 아니라 생명과학, 자연과학, 공학, 커뮤니케이션, 행정학 및 법학 등 다학제적인 접근의 전략수립과 실행이 요구된다. 또한 바이러스 오염시설과 지역에 대한 집중관리를 위해 기술적·공학적 대책, 위기관리 대응체계와 대국민 소통을 위한 국가행정체계 개편,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연구 그리고 국제적 감염병 확산에 대한 대응을 위한 법체계 보완 및 윤리적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즉, 국가 감염병 관리제도의 개혁과 실행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위해 다학제 그리고 범부처가 참여하여 공동으로 준비하고 실행하여야만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김민규 충남대 동물자원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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