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욱 주무관
김기욱 주무관
"재미로 시작한 건데 어쩌다보니 일이 커졌네요."

낮에는 공무원, 퇴근 후엔 유튜버로 종횡무진 중인 대전시 소속 김기욱(36) 주무관은 11일 밤낮이 다른 `이중생활`을 하고 있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김 주무관은 "1년여 전 보문산에 있는 대전목재문화체험장에 출장 갔다가 현장을 소개하는 영상을 찍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셀카봉을 들었다"며 "마침 가을이었고 나 자신에게 낙엽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더니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그게 시작이었다"고 회상하듯 말했다.

그는 목재체험장 영상을 시작으로 자신의 어머니와 한밭수목원 데이트 장면을 영상으로 담아 공유했고 이후엔 구글의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 개인채널을 개설하기에 이르렀다. 채널 이름은 `대전 공무원 유튜버`를 줄인 `대전공유`다. 김 주무관은 "사람들이 배우 공유로 알고 들어오기도 하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2018년 10월말 문을 연 대전공유에는 `이영자 맛집 복수분식에서 맛상무와 대전공유 먹방`을 비롯해 `태권도 간판` 이대훈 선수와 만남 등 193개에 달하는 영상이 올라와 있다. 이중 가장 큰 호응을 얻은 동영상은 `아재 피크닉`을 주제로 한 `대전오월드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 체험`이다. 8분 분량의 이 영상은 조회수가 1만을 넘어섰다.

김 주무관은 "대전을 대표하는 테마파크 오월드에서 친구들과 놀이기구 타는 모습을 찍어 올렸는데 재미있고 유쾌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며 "대전공유 동영상 상당 수가 대전지역 관광지나 명소를 탐방하는 내용이어서 그런지 의도치 않은 대전 홍보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공유 구독자는 711명으로 많지 않지만 대전의 숨은 명소와 소소한 재미를 널리 알리는 작은 매체가 된 것이다. 김 주무관의 구독인원 목표는 2000명이다. 1만 목표에서 80%나 자체 삭감했다. 공무원 신분으로 품위손상 우려가 있는 콘텐츠를 걸러내면서 유익한 정보와 재미를 줄 수 있는 대전공유만의 콘텐츠를 찾는 게 쉽지 않아서다.

김 주무관은 "공무원 유튜버라는 것에 대해 처음엔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선배·동료들도 있었지만 이젠 유튜브 활동을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많아 힘이 난다"며 "대전시 공무원으로서 누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참신하고 재미있는 주제를 발굴해 나만의 끼를 발산하면서 대전도 홍보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대전공유에서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오월드 영상
대전공유에서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오월드 영상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