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희 산림청 대변인실 사무관
김숙희 산림청 대변인실 사무관
지난 해 9월 발생한 호주 산불이 최근 사이클론 폭우로 대부분 소강상태에 들어섰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62개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해 지난 8일 기준 22개의 산불은 소강상태고 40개의 산불은 낮은 위험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소강상태 라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이번 산불로 우리나라 면적 만큼이 불에 타 6500개 건물이 소실됐으며 10억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이 죽고 34명이 목숨을 잃었다.

남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산불 650건이 발생해 3천 200여㏊의 산림이 불에 소실됐다. 이는 최근 10년 평균보다 피해 면적이 3배 가까이 늘어나 수치다.

기억하기 싫은 지난해 4월 강원도 고성과 속초 일대에서 난 산불은 산림 2800여 ha를 집어 삼켰다. 호주와 마찬가지로 세계는 지금 대형 산불의 수난시대다.

지난해 우리도 전체 산불 피해 면적의 87%가 초대형 산불이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또다시 산불조심 기간이 시작됐다.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산불조심 법정기간이 운영되고,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는 대형 산불 특별대응 기간이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올해 봄은 예년보다 기온이 높은 편이고, 강수량도 다소 적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봄철 산불 위험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 한다.

산림청은 올해 달라진 대응책을 내놨다. 2020년 전국 산불방지 종합대책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기술을 접목한 산불예방, 대형 산불 위험지역에 차별화된 산림관리, 전력설비 등 새로운 유형의 산불에 대비, 지역공동체와 함께하는 산불대책 추진, 신속하고 체계적인 산불 대응 등을 주 전략으로 해 변화하는 산불에 대응한다.

아무리 좋은 산불대응 정책과 노력도 국민들의 의식 개선 없이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 산불의 주요 원인은 폐기물 소각이 절반을 넘게 차지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매년 반복되는 산불 발생 상황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는 그만할 때도 됐다.

호주의 작은 불씨가 코알라의 멸종까지 운운하는 대재앙의 대형 산불이 되는 것처럼 우리나라 만큼은 작년과 같은 동해안 대형산불과 같은 전철을 다시 밟지 않도록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산불예방. 지나치게 말해도 모자람이 없다.

김숙희 산림청 대변인실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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