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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산책] 환희여, 신의 아름다운 광채여

2020-02-11기사 편집 2020-02-11 08: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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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혜원 단장
프리드리히 쉴러의 시에 교향곡으로는 처음으로 4악장에 인간의 목소리를 넣어 작곡한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이 있다.

2019년 송년 음악회로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대전 시립교향악단 70여 명의 단원과 3개 시의 합창단 120명이 연합해 연주되었던 합창 교향곡에서 솔리스트로 함께 연주하는 영광을 누렸던 감명 깊은 곡이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은 독일의 서양 고전 음악 작곡가이다. 독일의 본에서 태어났으며, 성인이 된 이후 거의 오스트리아 빈에서 살았다. 감기와 폐렴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투병하다가 57세로 생을 마친 그는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전환기에 활동한 주요 음악가이며, 작곡가로 널리 존경받고 있다. 음악의 성인 또는 악성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자신의 교향곡 9번을 초연할 때 연주가 끝나자 아무 것도 들리지 않던 그는 베토벤이 청각장애인임을 배려한 가수 카롤리네 웅거의 도움으로 객석을 향해 뒤돌아서자, 그제서야 관객들이 떠들썩하게 박수를 치고 있음을 보았고, 관객들의 환대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합창 교향곡에서 불리어지는 쉴러의 시 같이 인간은 항상 고뇌와 번민의 연속이며 저 멀리 천국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나그네의 인생이리라.

여기 환희의 송가라고 불리어지는 쉴러의 시 중간부분을 소개한다.



'환희여, 신의 아름다운 광채여

낙원의 딸들이여,

우리는 빛이 가득한 곳으로 들어간다,

성스러운 신전으로!

가혹한 현실이 갈라놓은 자들을

신비로운 그대의 힘으로 다시 결합시킨다.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된다' (중략)



대전예술의전당에서는 매년 한해를 마감하는 송년연주회로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을 연주한다. 지난 해는 4명의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의 솔리스트와 120여 명의 합창단, 70여 명의 4관 편성 오케스트라가 협연했다. 1800여 명의 청중들은 연주자들의 연주 모습 하나하나에 집중한다. 솔리스트는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소리를 뚫고 나와 쉴러의 시 환희의 송가를 독일어 원어 발음으로 노래해야 하는 중압감과 압박감이 있지만 성악가라고 한다면 누구나 한 번쯤 솔리스트로 서고 싶은 꿈의 무대이기도 하다.

음악인들은 무대에서 짧은 순간에 관객들에게 고급스런 음악을 들려주며 감동을 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항상 끝없는 노력과 준비를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끝없이 고뇌하고 치열하게 준비하며 무대에서 오는 중압감을 이겨내야 하는 고뇌도 있다.

베토벤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시절 피아노 학원에서다. 베토벤의 자장가를 띵똥띵똥 치기 시작했던 내가 이제는 베토벤의 최고의 교향곡이며, 청각을 상실하고 고난 중에 작곡했던 9번 교향곡을 '솔리스트'로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게 한없이 감격스럽고 뿌듯했다.

감히 쳐다 볼 수도 흉내 낼 수도 없는 음악의 악성인 베토벤은 나보다 250년을 앞서 고뇌하고 치열하게 살아왔다. 그 시간들을 생각하며 그 분의 음악중 한 부분이라도 제대로 연주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오늘도 음악 예술인으로써 고된 삶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감사하며 더 나은 예술의 세계를 위해 고된 발걸음을 내딛어 본다.

김혜원 보이스팩토리아우라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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