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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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로 인한 중국 식품 수입 제한으로 밥상물가가 오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달리 국내 식품 물가는 되레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외식·외출이 줄어든 탓인데, 장기화될 수록 자영업자들과 도소매업자들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주 주요 농식품 가격을 평년과 비교했을 때 무는 10.8%, 양파는 4.9%, 건고추가 13.8%, 애호박은 3.8%씩 하락했다.

이외에도 깐마늘은 40.3%, 대파가 38.9%, 시금치와 청상추가 각각 44.6%, 54.2%씩 평년보다 낮은 시세에 형성됐다. 특히 건고추와 깐마늘은 하락 폭이 더욱 커 수급 조절 매뉴얼 상 각각 `주의`, `경계` 단계로 분류됐다.

돼지고기의 경우 1Kg 당 2634원에 거래되고 있어 평년보다 36.3%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신종 코로나 등 연달아 발생한 전염병 탓에 수요 감소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처럼 밥상물가가 채소·육류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애초 밥상물가는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로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제한되며 국내산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발길을 끊으며 매출이 줄어든 자영업자와 대형마트가 발주를 축소·중단하자 도매가격도 급락하는 등 연쇄적으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역에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전오정동농수산물시장에서 채소류를 취급하는 정모(36)씨는 "단골손님들조차 발주를 다 끊었다. 일부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잦아들 때까지 임시휴업에 들어갔을 정도"라며 "자영업자들이 힘들어지니 도매업도 같이 고통 받을 수밖에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같은 건물 백모(46)씨는 "대형마트는 발주를 50%는 줄였다. 찾아오는 손님들도 30-40% 정도는 감소한 듯 하다"며 "도매업을 시작하면서 처음 겪는 전염병인데 이렇게까지 생계를 위협할 정도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곤 생각 못했다. 하루 빨리 회복돼서 정상화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호소했다.

농산물 유통 관계자는 "생산량은 변함없는데 발주가 확연히 줄어들면서 도매 가격이 신종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절반 가격으로 급락했다"며 "일부 농가에서는 피땀 흘려 키운 농산물을 폐기하는 등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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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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