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감독. 사진=연합뉴스
봉준호감독. 사진=연합뉴스
영화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봉 감독은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영화상에 이어 감독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시아계 감독이 아카데미에서 감독상을 받기는 대만 출신 리안 감독 이후 두 번째다. 리안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2006) `라이프 오브 파이`(2013)로 두 차례 수상했다. `기생충`은 우리말로 된 순수한 한국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시상자로 나선 미국 스파이크 리 감독이 `봉준호`를 외치자 객석에선 환호가 쏟아졌다.

봉 감독은 "좀 전에 국제영화상을 받고 오늘 할 일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감사하다"며 "어렸을 때 제가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다. 영화 공부를 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라고 책에서 읽었다. 그 말은 마틴 스코세이지의 말이었다"고 했다.

카메라가 마틴 스코세이지를 비추자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브라보`를 외쳤다.

봉 감독은 "제가 마틴 영화를 보면서 공부를 했던 사람인데,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상을 받을 줄 몰랐다. 제 영화를 아직 미국 관객들이 모를 때 항상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고, 좋아하셨던 `쿠엔틴 형님`(쿠엔틴 타란티노)도 계신데, 너무 사랑하고 감사하다. 쿠엔틴 `아이 러브 유`"고 외쳤다.

봉 감독은 끝으로 "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 필립스(`조커)나 샘 멘데스 등 다 제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감독님"이라며 "오스카에서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서 오등분해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해 큰 웃음을 끌어냈다.

이로써 `기생충`은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현재 3관왕에 올랐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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