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인해 대전지역 일부 대학교가 졸업식을 취소한 가운데, 6일 서구의 한 꽃 도매상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이수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인해 대전지역 일부 대학교가 졸업식을 취소한 가운데, 6일 서구의 한 꽃 도매상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이수진 기자
"매년 졸업 시즌인 2월이면 꽃집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꽃다발을 찾는 손님들로 가득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매장에 파리 하나 없을 정도로 장사가 안 돼요."

6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꽃도매상가에서 만난 상인 박모(37)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입고 있는 경제적 피해가 막심하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신종코로나 확산 우려로 시내 일부 대학교가 졸업식을 취소하자 꽃다발을 찾는 손님들도 줄고, 이에 소매상인들도 자연스럽게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그는 "졸업식 대목은 이미 포기한지 오래"라며 "꽃 장사는 `한 철 장사`여서 이때 바짝 벌고 비수기인 여름을 버텨야 하는데 이렇게 장사가 안돼서야 가게는 고사하고 당장 뭘 먹고 살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가격도 대폭 하락시켰다. 통상 겨울은 난방비 등 꽃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높아 단가가 비싼 계절이지만 조금이나마 매출을 끌어올리고자 고육지계를 내놓은 것이다. 지난달 장미 한 단(10송이)의 도매가격은 1만 5000-7000원 사이였지만 이날 거래가격은 7000원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매상 김모(35)씨도 "안개꽃은 1월달엔 한 단 가격이 2만 5000원이었는데 이젠 1만 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평소보다 찾아오는 손님이 70%는 줄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졸업식 취소로 매출이 줄어든 가게들이 발주를 계속 취소하고 있어서 앞으로의 상황이 더욱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소매상인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맘때쯤이면 쇄도하던 꽃다발 예약 문의는 자취를 감췄다. 유성구 궁동 꽃집 사장 김모(49)씨는 "예약은커녕 하루에 찾아오는 손님이 거의 전무하다"며 "작년과 비교하면 손님은 1/3 수준으로 줄었고, 매출은 절반도 못 미치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화훼 상인들은 5월이 오기 전까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입학식과 졸업식이 몰린 2-3월 외에도 어버이날·스승의날 등이 있는 5월이 일 년 중 가장 큰 `대목`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꽃집 사장 정모(51)씨는 "5월에도 카네이션 등 단체주문이 들어오기 때문에 그때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사태가 더 이상 장기화되지 않고 어서 빨리 진정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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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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