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소장품전 : 현대미술의 채도' 11일부터 대전시립미술관

김호득, 급류, 2018
김호득, 급류, 2018
한국 근현대 미술과 뉴미디어아트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대전시립미술관은 올해 첫 전시 `2019 신소장품전-현대미술의 채도`를 오는 11일부터 4월 5일까지 미술관 3-5전시실에서 운영한다.

고 민경갑 화백의 유족이 지난 해 기증한 20점 작품 등 미술관이 지난 해 새롭게 수집한 작품 35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나누는 공감 미술의 자리다.

3전시실에서는 `민경갑 기증작품전`으로 2018년 작고한 작가의 비구상 실험이 담긴 1960년대 작품부터 작고하기 1년 전인 2017년에 제작된 작품까지 작가의 작품세계를 총망라한다. 그의 작품은 과거 동양화의 답습을 일소하는 현대성과 신선함, 부단한 실험정신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한국화`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그의 작업은 이후 자연을 주제로 우리의 정체성을 찾는 것에 집중한다. 1970년대 이후부터 주요 소재인 산이 등장하는데 전통 수묵화의 고정관념을 탈피해 사실적이면서도 색면이 강조되는 산을 그리며 점차 디테일한 형상들을 생략해나가기 시작한다. 2000년대`자연속으로`의 시기에는 오방색의 색동과 흰 깃발, 단청 등이 등장하며 이는 한국인의 정신성을 나타낸다.

이후 2000년대`무위(無爲·자연그대로의 모습)`와 2010년대의 진여(眞如·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는 자연과 인간의 어우러짐을 통해 무위자연의 정신을 담았으며, 2012년 이후 잔상(殘像)으로 향한다. 2018년 세상을 떠나기 전의 그림은 그간 꾸준히 그려오던 산은 점차 간결해지고 무채색의 수묵언어로 대체된다.

4-5전시실은 `구입 작품전`으로 신소장품 중 한국 동시대미술의 흐름을 아우르는 회화,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4전시실은 윤지선·이세현·김주현·김윤철·박지혜 작가의 소장품을 볼 수 있다.

윤지선은 자신의 얼굴 사진에 미싱으로 박음질을 하고 변형시켜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고정된 자아의 개념에 의문을 던진다. 이세현은 화면을 채우고 있는 극사실적인 형상들은 모두 붉은색의 비현실적 색감으로 그려져 관람자로 하여금 긴장감과 불안한 감정을 일으킨다. 김주현의 `뫼비우스 띠`는 우주 공간의 다양한 변화와 가능성을 형상화한 작품이며 김윤철은 `크로마`는 300여 개의 셀로 덮여있는데, 키네틱 장치에 따라 셀 구조가 각각 다른 압력을 받기 때문에 독특한 패턴의 이미지로 크로마(채도)를 구현한다. 박지혜 작가는 싱글 채널 비디오 작업을 선보인다.

5전시실은 동시대 미술의 실험성, 작가 별 섬세한 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그중에서도 대전현대미술의 흐름을 반영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80년대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새로운 예술에 대한 이념을 가장 주체적으로 해석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김정헌 작가, 기존 수묵 산수화에 대한 필묵의 실험을 지속해온 작가인 김호득, 뜨거운 추상, 차가운 추상으로 대비되는 색을 배치하여 흰색의 여백을 도입함으로써 한국적 미의식을 배가하는 박명규 작가 등의 대표 작품을 조우한다. 강은선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윤철, 크로마, 2019
김윤철, 크로마, 2019
임립, 고가의정담, 1980
임립, 고가의정담, 1980
박명규, Red and Blue, 1974
박명규, Red and Blue, 1974
이세현, Between Red-015JUL02, 2015
이세현, Between Red-015JUL02, 2015
김주현, 뫼비우스의 띠, 2016
김주현, 뫼비우스의 띠, 2016
김정헌, 말목장터 감나무 아래 아직도 서있는..., 1994
김정헌, 말목장터 감나무 아래 아직도 서있는..., 1994

강은선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