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예측치안`을 강조한다. 미래에 일어날 범죄를 찾겠다는 것이다. ETRI 연구진은 여기에 과거의 통계를 더 했다. 과거 범죄율에 더해 현재를 본다는 것이다. 즉 과거의 통계를 현재에 비추어, 우범 시간대 지역에 있다면 경고등을 켜고 자세히 확대해 CCTV로 동선을 따라 지켜보는 것이다.
만약, 새벽 2시 대전시 둔산동 으슥한 골목에서 앞서가는 여자를 10여 미터 거리를 두고 지속적으로 쫓아가는 남자가 있다고 하자. 과거 그 지역이 동일 범죄 발생이 많았던 지역이고 현재 상황도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많다면 재빨리 경찰이 출동하거나 경고 방송을 해서 범죄를 예방하자는 취지다. 특히 쫓아가는 사람이 마스크로 입을 가리거나 모자로 얼굴을 숨겼다면 범죄확률은 더 치솟는다. 또한, 흉기와 같은 것을 넣는 배낭을 메고 있는지 등을 파악해 범죄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면 즉시 경찰에 통보한다. 물론 이런 상황이 대낮 2시에 벌어졌다면 이런 사례는 예외다. 이로써 향후에는 특정 지역의 장소에서 특정 시간대 폭행 등 4대 강력범죄 대상 범죄정보의 예측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연구원은 성범죄 전과가 있는 대상자를 관리하는 기술도 개발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원천기술로 확보한 `사람 재식별기술`(Person Re-ID)을 활용, 전자발찌 착용자처럼 고위험군 특정인의 경로 분석이 필요시, 즉각적으로 사람을 찾게 만들어줄 계획이다.
범죄도 이젠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점점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이 인공지능 CCTV 기술과 연결되어 새로운 첨단 안전 시스템으로 발전할 것이라 생각된다. 연구원은 법원 판결문 2만 건을 분석하고 미국의 범죄 영상 데이터를 추가확보해 학습해 다양한 범죄 유형을 학습시켜 예측 정확도를 끌어올린 뒤 올 연말쯤 서울 서초구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가 2022년까지 개발을 완료한다. 이를 통해 CCTV가 단순히 범죄 발생을 감지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위험 발생 가능성을 최대 80%까지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신경망 모델을 개발해 미래형 첨단 사회안전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정길호 ETRI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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