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자원봉사자대회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노기순씨. 사진=세종시 제공
전국자원봉사자대회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노기순씨. 사진=세종시 제공
이웃사랑 25년째… 지난해 국무총리 표창 수상

"엄마, 오늘은 뭔 짐을 이렇게 많이 들고 오셨어."

버스 문이 열리자 안내양이 정류장에 서 있던 어르신에게 반갑게 인사한다. 보따리를 번쩍 들어올리는 안내양을 보며 승객들에겐 미소가 번진다.

지난해부터 세종시 버스 안내양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치원자원봉사센터 청춘봉사단 노기순(61)씨.

장날마다 승객들의 짐을 옮겨주고 거동이 불편한 이들은 부축해 자리까지 안내한다. 승객 대부분은 노인층이라 큰 도움이 된다.

노씨는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젠 친해져 엄마, 아버지라 부른다"며 "어르신들도 오히려 자식보다 자주 보니 딸 같다고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장날만 기다린다`는 어르신들의 말을 들을 때면 봉사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노씨는 1995년부터 적십자 등에서 25년간 자원봉사를 해왔다.

짜장면 봉사, 밑반찬 만들기, 김장 담그기와 같은 자원봉사자들이 으레 하는 활동은 물론이고 무료급식, 이동목욕봉사, 말벗 돼주기 등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파리떼로 고통받던 장군면 구제활동 현장에도 노씨의 손길이 닿았다. 강원도 산불 피해지역에도, 울산 수해 복구 현장에도, 서천 기름띠 제거 현장에도 노씨가 있었다.

가장 보람이 큰 봉사는 말벗 돼주기란다. 그는 "어르신들이나 소년소녀 가장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마음이 따뜻해진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어 더욱 애착이 가는 봉사다. 많은 보탬은 못돼도 딸로, 엄마로, 가족이 돼주고 싶다"고 말했다.

노씨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자원봉사에 앞장서 온 공로로 지난해 전국자원봉사자대회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그는 "센터에는 나보다 훌륭하신 분들이 더 많다"면서 "앞으로도 센터 모두가 한마음이 돼 돌봄 활동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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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봉사를 준비하는 노기순씨. 사진=세종시 제공
급식봉사를 준비하는 노기순씨. 사진=세종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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