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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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지역사회의 소비 패턴까지 바꿔 놓고 있다. 사람이 모이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고 외식을 꺼리는 경향이 뚜렷해지며 온라인에서 간편조리식 판매량이 늘었다. 주말에도 외출을 자제하는 등 지역 영화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 11번가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생필품 판매량이 전달동기보다 104%나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신선식품은 46%, 가공식품은 53%씩 증가했다.

11번가는 "물티슈·기저귀 등의 생필품부터 라면, 생수, 즉석밥 등 반복구매형 가공식품까지 장보기 관련 품목들이 골고루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외식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간편조리식 시장도 분주해졌다.

G마켓 집계에 따르면 연휴 직후인 지난달 28-29일 가정식 도시락 판매량이 지난해 설 연휴 직후(2019년 2월 7-8일)보다 무려 723%나 증가했다. 라면은 12% 늘었으며 즉석밥은 21%, 볶음밥이나 컵밥류는 16%, 즉석탕과 찌개류는 13%씩 증가했다. 외식은 자제하면서 온라인으로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려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 이번 소비 패턴 변화의 핵심이다.

겨울철 대표적 소비문화로 자리잡은 영화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날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지난달 31일-1일) 대전지역 영화관 관객수는 총 2만 7951명으로, 신종코로나 발병 전 주말(지난달 10-11일)과 비교해 26%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영작은 26편에서 30편까지 확대됐음에도 관객수는 줄고 매출액도 9371만 원 감소한 2억 4343만 원에 그쳤다. 특히 지난 주말 확진자가 방문한 부천CGV가 임시휴업에 들어갔단 소식이 퍼지며 영화관 출입을 꺼리는 움직임이 더욱 거세진 것으로 보인다.

시민 김모(31)씨는 "처음에는 `설마 감염되겠냐`는 마음으로 예매했는데 확진자가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보고 걱정돼서 영화표를 취소했다"며 "이미 확진자가 다녀간 사례도 생긴 만큼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고 본다"고 영화관 방문을 취소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처럼 공공장소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며 대형마트를 방문하는 고객도 줄어들고 있다.

대전 시민 백모(50)씨는 "안 그래도 자율포장대에서 테이프, 노끈이 사라져서 오프라인 매장은 불편한데 이번 신종 코로나로 더더욱 출입이 꺼려진다"며 "오프라인만이 갖고 있는 장점이 없다 보니 발길을 끊게 됐다"고 토로했다. 김모(32)씨는 "아이가 세 살이어서 혼자 집에 두고 장을 볼 수도 없는데 지금 같은 시기에 아이를 데리고 대형마트를 방문하는 것은 너무 위험해 보인다"며 "당분간은 온라인으로 주문하며 바깥출입을 자제할 생각"이라고 전했다.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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