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시군의회 의장들이 지난 28일 동유럽으로 연수를 떠나 비난을 사고 있다. 이날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진자 4명 중 2명이 무증상 입국자로 파악되면서 지역사회로의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되던 때다.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해 비상시국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충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 소속 의장 13명과 직원 15명이 다음 달 5일까지 오스트리아와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으로 국외연수를 떠나 논란이 일고 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게 만든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역민을 섬기는 자리에 있는 기초의원들이 이 시기에 이런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연수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전국의 지자체마다 지역방역대책본부를 꾸려 지역사회 유입과 확산 차단을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시기란 점에서 지탄받아 마땅하다. 개탄스러운 건 중국 우한 교민을 위한 격리시설로 아산이 결정 나 시민들의 반발이 최고에 달하고 있는데도 아산시의회 의장이 자리를 비웠다는 점이다. 정작 시민의 의견을 대변할 의회의 수장이 없다 보니 지역 반발이 수그러들 수밖에 없다.

이들의 주요 일정만 보더라도 4건의 시설 공식 방문을 제외하곤 대부분 문화탐방으로 돼 있는 점은 외유성 관광이란 비판을 받을 만하다. 사실상의 국가비상시국에 이뤄진 국외 일정이란 점에서 참으로 염치없는 행동이란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기초의원들의 해외연수 폐지 글이 올라온 것 역시 의원들의 자업자득으로 보인다. 의장을 비롯해 아산시의회는 3개월 전에도 유럽으로 국외 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의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선출된 의원들은 누가 보더라도 명예로운 자리임에는 틀림이 없다. 적어도 지역주민을 섬기는 봉사의 자리란 걸 깨달았다면 이런 몰염치한 행동은 있을 수 없다. 돌아오는 공항에 나타날 그들의 낯빛이 어떨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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