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교민들의 충북 진천 소재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분산 수용 방침에 반대하는 지역민들 항의가 거센 가운데 이번엔 혁신도시 조성으로 진천군에 이전한 일부 공공기관들이 소속 공무원들을 상대로 임시 휴가를 허용하고 나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 연출되고 있다. 휴가를 가고 안 가고는 해당 공공기관과 공무원들이 알아서 할 일지만, `오비이락`이라는 말도 있듯이 우한 교민들 송환 및 수용 개시 시점과 맞물려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곱게 비치지 않는다. 다수 주민들 심정에는 아랑곳없이 너무 약삭빠른 행태가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

우한 교민들을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 두 곳에 임시수용키로 하면서 지역 사회 여론이 들끓고 있는 데다 지역민들 분노 지수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어제 행자부 장관과 충남·북도지사가 각각 현장을 찾은 모양인데 성난 주민들로부터 계란이 날아드는가 하면, `아무 말도 듣기 싫다`는 항의와 면박을 당한 데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이런 판국에 충북 혁신도시가 입지해 있는 진천군내 일부 공공기관 공무원들이 휴가 사용에 나선 것은 진천 주민들 화를 돋구고도 남을 일이다. 몇 몇 공공기관의 경우 사내 게시판과 직원 메일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30-31일 직원들의 자율적인 공가사용이 가능하다`고 공지했다고 한다. 법규정에 따른 통상적인 휴가 사용에 대해선 문제 삼지 못 한다. 같은 논리로 진천군 혁신도시 공무원들도 특별히 시기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휴가를 쓸 수도 있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다른 사정이 있음이 공지문 내용에서 확인된다. 우한 교민들 수용 시기에 맞춰 공무원들이 `피신`한 것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진천 주민들이 격앙돼 있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공무원들이 휴가를 떠나는 현실은 참으로 이율배반적이고 이기주의적이다. 일단 내빼는 데 급급한 모습은 거북하고 또 비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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