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시각장애인도서관협회 이길준(43) 사무국장. 박영문 기자
(사)한국시각장애인도서관협회 이길준(43) 사무국장. 박영문 기자
"앞으로 장애인들의 직업이나 일상 생활이 조금 더 편리해 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사회적인 인식도 바꿔나가고 싶습니다."

(사)한국시각장애인도서관협회 이길준(43) 사무국장이 시각장애 1급이라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사회복지학 공부에 매진한 이유다.

2016년 목원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 과정을 밟기 시작한 그는 이제 졸업과 함께 학위 취득을 앞두고 있다.

그는 "평소 재활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특수교육이나 재활과 관련된 학사, 석사 학위는 가지고 있다"며 "그래서 박사과정은 복지 쪽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미 오랜 시간 동안 학사, 석사 학위를 준비해 본 경험을 갖춘 그에게도 박사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방대한 자료를 살펴봐야 하는 논문 작성에 있어 시각 장애는 작업을 더디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

그는 "관련 문헌을 찾아서 빠른 시간 안에 읽고 논문을 써 나가야 하는데 시각 장애가 있다 보니 정보 접근 자체가 힘든 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표나 도식의 경우 비장애인에게는 보기 편한 자료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그렇지 못하다"며 "또 자료를 분석한다 해도 논문 서식에 맞게 가공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각장애를 가진 그가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대학 문턱을 넘고, 박사 학위 취득까지 오랜 세월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개방적인 성격 덕분이다.

이 국장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열악한 경제 사정 때문에 대학교를 가지 않고 한참 동안 일해서 돈을 벌었다"며 "20대 후반 대학교에 입학 한 뒤에는 시각 장애인이 어떻게 공부를 하느냐 며 주변에서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서로 대화하고 같이 공부하다 보면 동질감을 느끼게 되고 가까워 진다"며 "내가 먼저 허물과 장벽을 없애면 남들도 다 따라온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실질적인 장애인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는 그는 "이제 시각 장애인들이 남한테 도움을 받고 의존만 하지 말고 스스로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노력해야 능력을 갖춘 인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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