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줄읽기] 나무를 심은 사람들 외
△세대 (박동수 외 9명 지음)=90년생에서 386세대까지, 밀레니얼세대의 소비 습관에서 기성세대의 책임까지 세대라는 유령이 한국을 떠돌고 있다. 386세대의 장기 집권이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진단이 유행하는 한편, 밀레니얼세대의 직장 내 행동 양식을 알려주는 `90년생이 온다`가 베스트셀러다. 그럼에도 세대라는 개념 자체에 대해서는 충분히 묻지 않았다. 세대는 왜 문제인가? 세대는 세대론이 만들어 내는 환상일까, 변화의 실마리가 될 가능성일까? 2020년에는 세대 이야기를 이제 그만해야 할까, 앞으로도 더 해야 할까? 사람들이 세대를 말할 때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한편` 창간호는 `청년` 연구자에서 `기성세대` 교수까지, 세대에 관한 중요한 통찰을 모아 지금 이곳에서 세대 문제를 결산한다. 민음사·204쪽·1만원
△다크룸(수전 팔루디 지음)=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70대에 트랜스여성이 된 자기 아버지의 역사를 10년에 걸쳐 취재해 쓴 회고록이다. 어린 시절 팔루디의 기억 속 아버지는 마초적이고 폭력적이던, 전형적인 가부장이었다. 그런데 그 아버지가 이혼 후 가정을 떠난 지 수십 년 만에 이메일을 보내 `특별한 변화`를 알린다. 76세인 팔루디의 아버지는 태국에서 성별 정정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과 함께 빨간 스커트에 하이힐을 신은 자기 사진에 `스테파니`라는 새 이름을 적어 자기를 소개한다. 딸은 이 극적인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모국인 헝가리로 돌아간 아버지를 직접 찾아가 역사와 개인사의 격랑 속에 늘 자신을 가장해야 했던 아버지의 여러 이름과 정체성 들을 만난다. 아르테·644쪽·3만 3000원
△나만 멀쩡해서 미안해(조성국 지음)=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광주, 그곳 염주마을에서 나고 자란 조성국 시인은 도무지 잊히지 않는, 아니 잊어서는 안 되는 기억으로 인하여 못내 편치 않은 생을 살아왔다. 그가 지닌 시대적 부채감의 구체적 근거는 그의 삶의 궤적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반세기 넘는 세월을 건너며 오르막 내리막 생의 굴곡을 허다히도 타고 넘었을 것이 분명한데, 나만 멀쩡해서 미안하다고 고개를 조아리는 그. 조성국 시인이다. 때때로 넘어지고 굴러 무릎도 까지고 손바닥에도 생채기가 났을 텐데 그는 아무렇지 않게 손발을 털며 짐짓 괜찮다고 말한다. 어쩌면 `괜찮은 척`인지도 모를 포즈로 짐짓 기세도 부려 가며 겉과 옆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문학수첩·168쪽·8000원
△짓기와 거주하기(리처드 세넷, 임동근 지음·김병화 옮김)=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세계적 석학 리처드 세넷은 즉 건축적으로 분리돼있는 공간이 사회적 불평등을 불러오는 현상을 비판하며 그 대안으로 열린 도시를 제안한다. 파리, 바르셀로나, 뉴욕이 어떻게 지금의 형태를 갖게 됐는가를 돌아보면서, 뉴욕의 구글 사옥, 한국의 송도에 이르는 상징적 장소를 돌아다니며 분석하고 기록했다. 어떻게 하면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모두에게 열린 도시를 만들 수 있을지 자신의 실험과 도전을 공유하며 함께 고민해보자고 제안한다. 김영사·512쪽·2만 2000원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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