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검토해야"유보하면서도 "유승민과 다를 게 없다"

안철수 전 의원은 27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게 당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비대위원장을 맡겨달라며 사실상의 당권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검토해보겠다"며 즉답을 회피하면서도 "과거 유승민과 다를 바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안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손 대표와 40여 분간 비공개 대화를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나 "어려움에 처해있는 당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그 활로에 대해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내일 의원단 (오찬) 모임이 있어서 그 전까지 고민해보시고 답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다"고 말했다. `무엇에 대한 대답을 이야기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머지 부분은 손 대표께 물어봐 달라"고만 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안 전 의원이) 지도체제 개편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그 대안으로 비대위 구성과 재신임 여부 등에 대한 전 당원 투표 등을 이야기했다"며 "비대위를 누구한테 맡길 거냐고 했더니 자기한테 맡겨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안 전 의원이 대화가 마무리될 쯤에 이런 이야기를 한 뒤 지금 답을 주지 말고, 내일 의원들 모임 있을 때까지 고민해보고 답을 달라고 했다"고 했다.

안 전 의원이 손 대표에게 사실상의 2선 후퇴와 함께 당권을 넘겨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한도 28일로 못 박은 셈이다.

손 대표는 안 전 의원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예전에 유승민계에서 했던 이야기와 다른 부분이 거의 없다. 지도체제 개편을 해야 하는 이유나 구체적인 방안이 없었고, 왜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것도 없었다"고 토로하면서도, 수용여부에 대해선 "검토해보겠다"고 보류했다.

그는 또 `(손 대표가) 물러나라는 이야기로 들린다`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글쎄요"라고 즉답을 피했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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