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1부 조수연 기자
취재1부 조수연 기자
대전체육계에 대이변이 일어났다. 첫 민간 체육회장에 젊은 기업가 이승찬 계룡건설 회장이 큰 표차이로 선거판을 압도했다. 당선패를 받은 이 회장의 소감은 간결하고 시원했다. "5대 공약 확실히 지켜서 대전체육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라는 짧은 각오와 함께 "타 시·도보다 정책중심으로 생산적인 선거를 치렀다"고 자평했다.

이번 선거결과는 체육계에서도 쉽게 예상치 못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원로 체육인이 무난히 당선되는 장면을 상상한 이들도 적지 않다 보니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치기도 전에 노파심 섞인 걱정도 나온다.

후보자 등록부터 선거운동기간 내내 정치권 개입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만큼 정치와 체육의 분리는 사실상 불가능한 이상이 아니냐는 우려다. 임기종료시점이 총선시즌과 겹쳐있어 다음선거를 위한 발판정도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목소리도 높다. 선거 직전 "체육회장의 역량에 따라 꿈나무들의 성장 속도와 진로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호소하는 체육중·고등학교 총동문회의 성명을 보니 초대 회장의 중요성이 가슴에 와 닿았다.

대전체육의 새시대를 열겠다는 당선소감이 선언적인 의미에 머물지 않으려면 첫 행보인 조직개편부터 합리적이어야 한다.

이 회장의 강점은 젊음과 지역 대표 향토기업 수장으로 큰 조직을 이끌어봤다는 점이다. 혹여 `혁신적인 쇄신인사`와 `체육인 눈치보기`사이 딜레마에 빠져버린다면 장점이 흐려질 수 밖에 없다. 그가 파격적인 쇄신인사를 단행할지 온건한 행보를 보여줄지는 단언할 순 없지만, 고여있던 내부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체육인들의 때 이른 우려를 달래줄 한방이 필요하다. `옥상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있었던 상임부회장직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명확히 설명하고, 조직쇄신에 필요치 않다면 과감히 없애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시민단체·체육인·언론도 감시와 견제의 끈을 놓지 않되 대전체육의 새시대를 함께 고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감시가 지나치면 도리어 훼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체육회 내부 구성원들도 신임 회장의 결정에 대해 무조건 비죽거리기 보다는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한다면 대전체육에 새 시대가 열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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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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