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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와인감상] 드 브노쥬

2020-01-28기사 편집 2020-01-28 07: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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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신성식 ETRI 책임연구원
샴페인의 국제적 상업화에 기여한, 배럴로만 유통되던 와인 중에 샴페인만의 병 유통을 허가한 1728년 '샴페인 칙령'을 내린 황제를 헌정한 와인 '루이 15세'를 플래그쉽 와인으로 삼은 드 브노쥬(de Venoge)는 1837년 스위스 귀족 가문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1864년에는 네덜란드의 왕자의 디켄팅 취향에 맞춘 로코코 스타일의 까라프(Carafe, 물병) 형태의 샴페인 병을 만들어 프린스 시리즈가 탄생됩니다.

샴페인의 수도 에페르네의 샹파뉴 대로 한복판에 자리잡은 드 브노쥬 매종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속합니다. 1899년 페리에-쥬에 소유주 마르셀 갈리스(Marcel Gallice)가 건축한 건물을 대로 건너편에 위치했던 드 브노쥬가 2014년 매입했다고 합니다.

다양한 기념물로 장식된 메종 내부는 방문할 가치가 있습니다. 인쇄업도 했었던 가문 덕에 1838년 최초로 컬러 라벨을 부착했다고 하는데, 150년 이상된 고객 ㅤㅁㅏㅊ춤형 라벨들과 주문 내역이 기록된 장부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그림에 샴페인이 등장한 유화에는 수북히 쌓인 굴껍질과 공중에 솟은 코르크를 쫓는 시선을 재미있게 처리했습니다.

루이 15세로 명명된 거실엔 세계에 3대만 남았다는 최고의 플레엘(Pleyel) 피아노도 자리를 잡았고, 초상화 황제의 시선 방향에 맞춰 맞은 편 대각선 위치에 마담 퐁파두르 흉상을 배치한 것도 세심한 의도로 판단됩니다. 건물 뒤편 테라스에서 내려다보이는 길게 펼쳐진 아기자기한 정원과 마른 강 너머 그랑 크뤼 마을 아이(Ay) 포도밭 언덕의 풍광도 멋졌습니다.

샴페인 제조에 사용되는 주요 포도품종 3개 중에 샤르도네만 청포도이고, 피노누아와 므니에는 레드 품종입니다. 침용시 검붉은 껍질의 색깔을 우려내서 로제 샴페인을 만들기도 하지만, 껍질을 일찍 제거해서 이들 레드 포도의 투명한 쥬스만으로 샴페인을 만들 경우 블랑드누아(Blanc de Noir)라 칭합니다. 제가 맛본 드 브노쥬의 프린스 시리즈는 블랑드누아의 섬세함과 우아함이 샤르도네로만 제조한 블랑드블랑을 앞서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드 브노쥬는 수백만 병을 판매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프리미엄 소량 생산전략으로 할인매장에는 판매하지 않고 전세계 100여개의 미슐랭 레스토랑에 리스팅됩니다. 신성식 ETRI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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