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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광장] 신포괄수가제에 대하여

2020-01-28기사 편집 2020-01-28 07: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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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대경 을지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어느 정도 국내 생활 경험이 있는 외국인들이 부러워하는 것 중 하나가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이다. 의료 기관 접근도가 높아 손쉽게 이용 가능하며, 국적에 따른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본국에 비해 비용 대비 양질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건강보험제도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여러 나라로부터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2019년 12월 국내 건강보험 시스템이 바레인에 수출되었는데, 계약액이 310억 원 규모라고 한다.

간혹 의료비가 부담스러워지는 때가 있다. 고가의 비급여 항목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경우이다. 비급여 항목은 건강보험에서 보장 되지 않아 본인이 비용을 모두 부담한다. 현 정부의 문재인케어 핵심 과제가 비급여를 급여화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초음파 검사를 비롯해 일부 MRI 검사까지 급여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많은 항목이 비급여로 남아 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문케어와 함께 추진 중인 정책으로 '신포괄수가제'가 있다.

현행 건강보험 급여체계는 '행위별수가제'이다. 진료행위 마다 정해진 수가가 있고, 그 진료행위 수가의 합이 총 진료비용으로 청구된다. 진료량이 많아야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라 과잉 진료 우려가 있다.

또 다른 급여체계로 '포괄수가제'가 있다. 특정 질환 치료 전체를 하나로 묶어 포괄로 정해진 금액만을 청구하는 제도이다. 현재 안과 수정체수술, 이비인후과 편도선수술, 외과 충수절제술, 탈장수술, 치질수술, 산부인과 자궁적출술, 제왕절개 등 7개 질환에 포괄수가제가 적용 중이다.

포괄수가제는 과잉진료 억제에 효과적이지만 진료 내역 편차가 큰 질환군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이에 의료 서비스 차별성을 수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신포괄수가제'가 제안되었다.

신포괄수가제에서는 특정 주진단 및 질환 중증도에 따라 다양한 포괄수가가 책정되고, 여기에 의사의 의료 행위가 행위 수가로서 별도 보상된다. 즉, 치료에 수반되는 부차적인 항목들은 포괄로 묶고, 시술이나 수술 등의 치료 행위는 별도 보상함으로써 핵심적인 치료의 질적 측면은 유지할 수 있다.

이 제도 하에서는 환자 본인 부담이 줄게 되는데, 그 이유는 비급여항목 중 많은 부분이 포괄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포괄에 포함된 진료비는 당연히 건강보험 보장 대상이 된다. 즉, 포괄로 포함된 비급여 항목이 급여화되는 효과가 있다. 한편 참여하는 의료기관에 일정 부분 인센티브를 주어 비급여 감소로 예상되는 손실을 보완해 준다. 즉, 환자가 직접 부담하게 되는 비용은 줄지만, 병원은 시범사업 참여 인센티브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성과 달성을 위해서는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진료 과정을 합리화하고 동일한 치료에 필요한 재원 기간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신포괄수가제는 현재 일부 병원에서 입원 환자 대상 시범사업으로 시행되고 있다. 2009년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을 시작으로 공공병원 중심으로 운영되다 2018년부터 민간병원으로 시범사업이 확대됐다. 대전 소재 대학병원 급 의료기관 중에서는 유일하게 대전을지대학교병원이 올해부터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해 병원의 신포괄수가제 TFT 위원장을 맡아 제도 운용에 필요한 기반 작업 준비를 총괄했다. 신포괄수가제는 의료 수요자인 환자 입장에서 직접 부담이 줄어드는 좋은 제도이지만 의료 공급자인 병원 입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다.

특히 시범사업 참여에 따라 주어지는 인센티브 없이도 제도 자체 내에서 유지 가능한 수준의 수가 합리화와 복합 질환 환자에 대한 운영 유연성 부족 등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시범사업이 진행되면서 이러한 부분들이 개선되어 우리나라 의료 체계가 더욱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대경 을지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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