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명절 대전지역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장보기 비용은 평균 26만 2000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영향으로 수요가 줄어든 돼지고기는 명절 전보다 소폭 떨어졌지만, 어류 등은 어획량 감소 등으로 가격 상승 곡선을 그렸다.

22일 가격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물가정보 대전지부에 따르면 올해 설 제수용품(4인 기준)을 구입할 경우 전통시장이 약 24만 2000원, 대형마트는 28만 3000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보면 채소류는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뒤늦게 찾아온 가을장마와 태풍, 겨울 냉해로 인한 공급 부족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과일류와 견과류 등은 지난해보다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과일은 지난해 작황 부진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됐지만, 올해는 출하량이 늘어 전년 대비 38% 포인트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한국물가정보는 분석했다.

이들 가격을 토대로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24만 2250원, 대형마트 28만 3090원이 들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가 전통시장보다 약 17%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교육중앙회 대전시지부가 내놓은 설 성수품 가격 비교 결과에서도 전통시장이 백화점, 대형유통매장보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보면 대전 지역 7개 전통시장에서 제수용품을 살 경우 전체 비용은 25만 8959원으로 조사돼 백화점(40만 6647원), 대형유통매장(27만 4719원), SSM(기업형 슈퍼마켓, 27만 4110원)에 비해 가장 저렴했다.

백화점보다는 14만 7688원, 대형유통매장보다는 1만 5760원, SSM보다는 1만 5151원 적었다. 지난해 설에 견줘 올해 가격이 오른 품목은 17개다.

무는 지난해 가격보다 81%가 인상됐고 배추(47.9%), 국산 곶감(21.2%), 동태포(14.7%), 대추(12.8%) 등이 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다. 반면 밤과 닭고기, 도라지, 참기름, 사과 등은 지난해보다 가격이 하락했다.

무와 배추는 심는 시점인 지난 9월 태풍과 강우 등이 잦아 재배면적이 줄었고 생육기에 일조량이 줄어 높게 가격이 형성됐다. 수입 농축수산물의 경우 호두와 명태, 삼겹살의 수입가격이 올랐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9년 12월 3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평균 수입 가격을 지난해 1월 10-30일 평균 가격(1kg당)과 비교한 결과, 농산물 중에서는 냉장 호두(78%)·껍질 벗긴 호두(32.6%)·냉장 무(26.6%)·김치(24%)·냉동 마늘(22%)·참깨(21.2%)·냉동 고추류(13.4%) 등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축산물과 수산물에서는 냉동 삼겹살(20.6%)·냉동 닭다리(6.5%)·냉동 소갈비(4.8%), 냉동 꽁치(49.8%), 냉동 고등어(7.2%) 등이 올랐다.

말린 팥(-53.1%), 신선·냉장 당근(-16.5%), 들깨(-12.9%), 냉동 닭날개(-11.1%), 냉장 낙지(-31.1%), 냉동 갈치(-13.4%), 냉동 조기(-11.7%) 등의 농축수산물 가격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제수용품을 알뜰히 구매하기 위해선 소비자의 발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나물류 등 신선채소류는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를 피해야 하고 유통업체별 할인행사나 직거래장터를 활용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교육중앙회 대전시지부 관계자는 "같은 유통업체에서도 품목 또는 구입시기별 가격이 달라진다"며 "업체별 가격을 꼼꼼히 확인해 품질 좋고 저렴한 성수용품을 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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