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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포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4차원 땅 속

2020-01-21기사 편집 2020-01-21 07: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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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광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부원장
현재 두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하나는 땅 밑에서 일어나는 일을 소재로 한 '백두산'이고, 다른 하나는 땅 위, 즉 하늘을 관측하는 일을 소재로 하는 '천문'이다. 두 영화는 약간의 과학적 오류(?)는 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다. 영화 '백두산'처럼 땅 밑에서 일어나는 일은 인류에게 아주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지진과 화산폭발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땅이 푹 꺼지기도 한다.

인류는 지금 5천6백만km 떨어져 있는 화성의 토양과 암석 샘플을 가져올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면 아폴로 프로젝트가 선포된 해인 1961년에 지각 아래 맨틀까지 뚫어보자는 계획(MoHole Project)이 미국 국립과학재단에 제안되기도 했지만 불과 땅 속 수십km 아래에 있는 맨틀을 직접 본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땅 속에 무엇이 있고, 그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아내는 일은 매우 어렵다. 우선 땅 밑은 화성과 달리 눈으로 볼 수 없다. 화성은 매우 극한 환경이기는 해도 눈에 보인다. 일단 볼 수 있다면 멀리 있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땅속을 들여다 볼 수는 없다.

인류는 왜 땅 속을 보려는 걸까? 땅 밑에는 돈이 되는 광물자원이 묻혀있기 때문일까? 금, 은, 보석, 희토류와 같이 아주 적은 양이 묻혀있는 것도 있고, 석유, 가스, 석회석 등 많은 양이 매장된 것도 있다. 건물이나 도로, 자동차 등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거의 대부분의 인공물이 땅 밑에 묻혀 있던 것들을 꺼내 가공해서 만들어 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땅 밑이 어떻게 생겼는지, 무엇이 있는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면 경제 효과는 물론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막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

땅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지하영상화 기술은 매우 중요하다. 백두산 화산폭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마그마가 어디 있는지는 물론, 마그마에 어떤 변화와 움직임이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3차원 지하공간통합지도를 작성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땅 속에서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를 알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여의도 한복판 30cm 아래에 흙이 쓸려 내려가 빈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어도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로 그 위를 다니고 있다. 생각해보면 아찔하다.

3차원 지하영상을 한번 얻는데 그치지 않고 계속 시계열적으로 자료를 얻으면 땅 속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시간에 따른 변화 양상이 정밀하게 파악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예측할 수 있다. 백두산 화산이 언제 분화될 것인지, 여의도 한복판 도로가 언제 꺼질 것인지도 알아낼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미 지진, 백두산 분화, 싱크홀 현상 등 다양한 지질재해의 위험성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비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백두산화산연구단을 새로 발족했다. 또한 오는 2022년까지 한반도 동남권의 지진위험성을 감지하기 위한 노력으로 땅 속 1km 깊이에서 변형율, 압력, 진동, 온도 등을 정밀 모니터링할 수 있는 관측소 6곳을 구축할 계획이다. 도심지 지질환경분야에 새로운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정밀 4차원 지하영상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땅 속에 대한 4차원 영상화 기술이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그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더구나 땅속에서의 변화라는 것이 시간적으로 매우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기술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특히 인공지능(AI)이 아니면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거의 실시간으로 처리되고 분석될 수 있어야 한다. 땅 속에서 벌어지는 미래 현상을 예측하는 4차원 지하영상화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요소인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발달과 함께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다.

김광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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