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문화가산책] 기호는 풀고 퍼즐은 맞춰보자 ① 흰(白)빛과 아리랑은 한 뿌리다.

2020-01-21기사 편집 2020-01-21 07:42:05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첨부사진1
'기생충'이 세계 영화펜들의 뱃속에 알을 확 까버렸다. 앵글이 비추는 빛은 모두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호다. 기호(사물)는 은유와 상징으로 정교하고 중첩적으로 엮여 있다. 그래서 디테일하다. 기호의 주제는 지하의 지하인 벙커에서 반지하를 거쳐 2층으로 이어지는 수직 사다리(계단)였다.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영화는 시종일관(?) 펼쳐진다. 경제력이 수직 계단의 신분 사회구조를 만든다는 은유다. 기택(송강호)네 4식구는 모두 기생충가족이다. 서식지가 배의 위치쯤 되는 반지하다. 기생충 가족은 숙주인 주인이 사는 볕이 반짝 드는 지상층이나 마당에 나가 사는 것이 꿈이나 기생충에게 그것은 죽음이다.



계단은 오작교 같이 견우와 직녀를 이어주는 횡적 다리가 아니다. 수직 사다리다. y축인 수직사다리도 DNA구조처럼 수평 다리인 좁은 층계 x축이 모여 구성 된다. 은유와 상징의 기호는 언어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계단은 수많은 상호관계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디테일한 언어 이상의 기호였다.



기호는 단순한 개념 너머 넓은 스펙트럼을 갖는다. 자장이 넓게 퍼져 있다. 기호는 다양한 음색의 분광 자장을 가진 압축 파일이고 펼치면 무지개가 된다. 언어 또한 기호다.



기호! 우리민족의 대표적 기호는 무엇일까? 나는 언어기호로는 <흰>빛과 <아리랑>을 뽑고 그림기호로는 태극과 사신도 당초문과 단청을 뽑겠다. <흰>빛과 <아리랑>은 언어기호와 그림기호를 같이 가지고 있다. 그만큼 주제가 강하다는 뜻이다.



왜 이렇게 우리민족은 흰(白)빛을 사랑하고 지향하게 되었을까? 아리랑의 뜻은 대체 무엇이기에 인생굽이굽이 심정을 담아 노래 불렀을까?



흰빛과 아리랑은 같은 뿌리다. 어근이 같다. 기호를 풀어보면 우리민족의 마음 속살이 보인다. 기호를 풀어보는 것은 먼지 앉은 거울을 닦아 내 모습을 비춰보는 일이다.



흰(白)빛 = 백두산 소백산 태백산 백암산... '흰'은 태양에너지의 씨앗인 알이다. 지상에서 태양과 가까운 높이 솟은 산에 '백'자가 많이 붙었다.



조선(고조선도 원이름은 조선), 고려(고구려도 본이름은 구려 고려), 신라, 모두 '빛살'을 의미한다. 신단수인 박달나무도 박(밝은) 달(언덕의 땅)에 선 나무 즉 하늘과 연결된 사다리인 것이다. 아사달 서라벌 나정 모두 햇살이 펼쳐(羅)진다는 뜻이다.



환웅은 하늘의 왕자고, 고구려시조 주몽, 백제 온조, 신라의 박혁거세(밝은 빛으로 세상에 온) 김알지, 가야의 김수로, 나라의 시조는 모두 알에서 태어난다. 천손인 것이다.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오자면 새로 내려와야 한다. 새는 하늘의 메신저다. 그래서 알에서 태어나고 어머니는 있어도 생물학적 아버지가 없는 처녀 잉태인 것이다. 지상의 자궁을 상징하는 우물가에서 금빛(태양)으로 탄생한다.



안이 밖을 구성한다. <흰빛>은 <알>이 되고 <살(羅)>, <살(肉)>, <쌀>이 되어 햇살로 산란한다. 알은 음운변화를 일으켜 추상적인 <아>로 변한다. 여기서 <아리랑>이 탄생한다. 아리랑은 <아리> 품은 그리움 사랑 애증 등이 숨길 수 없이 차올라 '몸살'이 난 것이다. 통통하게 이삭이 부풀어오른 것이다. <랑>은 바람이다. 그리움 사랑 애증 상사병, 몸살바람이 아리랑이다.



최길하(시인)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