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보고서에 짜깁기 식 내용 난무

2018년 8월 몽골 해외봉사단 2팀 보고서(왼쪽)와 2017년 8월 몽골 해외봉사단 4팀의 보고서 내용.
2018년 8월 몽골 해외봉사단 2팀 보고서(왼쪽)와 2017년 8월 몽골 해외봉사단 4팀의 보고서 내용.
충남도교육청이 그동안 해외교육봉사단을 운영하면서 봉사단의 일정관리는 물론 결과 보고서까지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교육봉사단이 제출한 결과보고서 중 일부는 `복사 붙여넣기` 수준이어서 충남도교육청의 사후관리가 상당히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지난 2012년부터 8년째 네팔, 미얀마, 몽골,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를 대상으로 1팀당 초·중등 교원 10여 명으로 구성된 해외교육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봉사단은 다양한 국가를 방문해 부채와 제기만들기, 민속놀이 배우기 등 한국문화 소개와 생필품 전달, 교육봉사 등을 수행해 왔다.

해외교육연수 비용은 도교육청이 80%, 최대 2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참가 교원이 나머지 20%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이번 네팔 해외교육봉사단의 경우 개인당 50여만 원의 자비를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봉사단은 도교육청에 봉사활동 계획서를 제출해 적정성을 평가받고, 귀국 후 체험연수보고서를 제출해 다시 한 번 심의를 받게 된다.

하지만 봉사단이 제출한 연수보고서 중 상당수는 이전에 다녀온 봉사단보고서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는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 1월 네팔 해외봉사단과 2018년 1월 네팔 해외봉사단 2팀의 보고서를 비교하면 연수목적과 지원동기 부분이 유사하다.

2013년 7월 네팔 해외봉사단 팀도 네팔의 교육제도와 방문기관에 대한 내용 작성 시 같은 해 1월 참가한 네팔 해외봉사단 팀의 내용을 대부분 인용했다.

네팔뿐 아니라 다른 국가를 방문한 해외봉사단도 기존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다 무성의하게 작성해 제출하기는 마찬가지.

2018년 8월 몽골 해외봉사단 2팀과 2017년 8월 몽골 해외봉사단 4팀의 보고서 내용도 연수목적과 연수주제 및 지원동기, 몽골의 교육제도, 교육적 접근 방법 등에서 흡사했다.

심지어 두 팀의 봉사활동 내용이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결과평과와 교육적 시사점 및 제언 내용까지 판박이 수준이었다.

또한 2019년 1월 인도네시아에 방문한 해외봉사단 3팀의 보고서는 연수목적, 연수주제 및 지원동기, 몽골의 교육제도, 교육적 접근 방법, 결과평가, 교육적 시사점 및 제언 부분이 2017년 1월 인도네시아 해외봉사단 1팀과 대부분 같다.

이밖에 2018년 1월 미얀마 해외봉사단 2팀과 지난해 1월 미얀마 해외봉사단 2팀이 작성한 보고서 중 `연수목적` 내용도 비슷했다.

도교육청은 매년 2월 해외봉사단에 대한 평가회를 열어 사후관리를 진행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별다른 제재가 가해진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은복 충남도교육청 교육국장은 "봉사단 평가회에 도교육청 직원과 봉사단원들이 함께 참석해 정보를 공유하고 피드백하는 자리를 가져왔다"며 "짜깁기식 보고에 대해서는 추후 점검을 할 것이고, 봉사형 해외체험연수는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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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인도네시아 해외봉사단 3팀의 보고서(왼쪽)와 2017년 1월 인도네시아 해외봉사단 1팀의 보고서 내용.
2019년 1월 인도네시아 해외봉사단 3팀의 보고서(왼쪽)와 2017년 1월 인도네시아 해외봉사단 1팀의 보고서 내용.
2018년 8월 몽골 해외봉사단 2팀 보고서(왼쪽)와 2017년 8월 몽골 해외봉사단 4팀의 보고서 내용.
2018년 8월 몽골 해외봉사단 2팀 보고서(왼쪽)와 2017년 8월 몽골 해외봉사단 4팀의 보고서 내용.

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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