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이 또다시 좌초 위기에 몰렸다. 사업자측이 납부기한인 지난 18일까지 투자이행보증금을 납부하지 못한 사실이 확인됐고 이는 중대한 본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 충남도는 20일 하루 사업자측 반응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납부기한이 주말인 점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사업자측이 기적적으로 투자이행금을 마련하면 반전이 일어날 수는 있다.

안면도 사업의 운명은 오늘 하루 경과에 달렸다. 사업자측이 미납금 90억 원을 확보하게 되면 재량의 여지가 생긴다. 이 경우에도 1년 내 나머지 100억 원 추가 납부 문제가 남아있지만 일단 시간을 벌수 있어 사업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최악의 국면은 피할 수 있다. 남은 선택지는 계약 해지 절차를 밝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안면도 사업은 제로 상태에서 출발해야 한다. 충남도로서는 대단히 고민스러운 지점이 아닐 수 없으며, 설령 재공모를 벌인다 해도 안면도 사업을 능히 감당할 우수 업체가 물색될지는 장담하지 못한다. 이번 본계약이 실효된다고 가정했을 때 안면도 사업은 4차례 실패 기록을 쓴다. 지난 2000년 이후 투자협약도 체결해봤고 우선협상자 선정까지 가봤지만 계약이 성사되지 못했거나 컨소시엄측이 중간에 신의성실 원칙을 깨버려 결별을 반복하는 식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4수 끝에 본계약 체결을 성사시켜 30년 숙원사업에 서광이 비치는 듯 싶었다. 하지만 4번째 단독 공모 사업자와도 4개월을 동행했을 뿐인데 투자이행보증금 미납이라는 복병을 만나 결별 일보직전에 있다.

안면도 개발은 난제중 난제다. 사업자 공모에 성공해도 후속 절차단계에서 사달을 빚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엄청난 매몰비용이고 해당 지역주민들 및 지주들 내상의 깊이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사업자에게 끌려가는 방식은 역부족이라는 한가지 사실은 분명해졌다. 민·관 매칭사업 혹은 재정사업 전환 등 대안의 실질화가 요구된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