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대흥동의 한 골목. 버려진 집 대문 앞에 쓰레기들로 가득차 통행이 불가능하다. 사진=임용우 기자
대전 중구 대흥동의 한 골목. 버려진 집 대문 앞에 쓰레기들로 가득차 통행이 불가능하다. 사진=임용우 기자
16일 오전 11시 대전 중구 대흥동의 한 주거지역. 평일 한낮인데도 골목길은 지나는 사람 없이 황량한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 집 건너 한 집으로 있는 방치된 빈집들은 을씨년스러움을 더하고 있었다.

빈집마다 나무와 풀들이 무성하게 자란데다 버려진 쓰레기들로 인해 마치 흉가를 연상시킬 정도다.

`도심의 흉물`로 전락한 빈집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불편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조그만 뒷골목으로 향하면 거리가 아닌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쓰레기로 가득차 있다. 술병, 담배꽁초, 요구르트병 등 아무렇게 버린 각종 쓰레기로 인해 통행이 불가능한 곳도 있었다. 취객들이 아무 곳에서나 해결한 대소변으로 인해 악취가 진동하는 등 취약한 위생상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도 더욱 커지고 있다.

주민 김 모(71)씨는 "야간이 되면 취객들이 소리를 지르고 골목에서 대소변을 보기도 해 불안하고 불편한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빈집에서 학생들로 보이는 청소년들이 어울리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여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 이용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된다"라고 걱정과 함께 불편함을 토로했다. 이 지역은 직선거리 500m 이내에 대전고와 대전여중, 대전중 등 중고교가 모여있다 보니 학생들의 탈선장소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주민 전 모(69)씨는 "이 곳이 예전에는 사람들이 많이 살아 생기 넘치는 주거지역이었다"며 "이제는 버려진 빈집들도 많지만 여전히 사람 사는 곳이라는 것을 여러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동구 대동의 한 주거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원도심인 이 지역은 과거의 번성함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쓰레기와 수풀로 가득찬 빈집이 줄지어 있다.

대동 주민 신 모(59)씨는 "이 곳은 사람이 살 수 없다는 동네라는 얘기까지 듣기도 한다"며 "재개발이나 미관정비 등을 통해 동네를 개선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이처럼 도심에 방치된 빈집들이 도심의 흉물을 넘어 우범지대로 전락할 수 있는 만큼 자방자치단체와 경찰 등 관계기관들의 대책이 필요하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이 탈선을 한다는 얘기를 종종 듣고 있어 탄력순찰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전시가 이날 빈집 정비 활성화 계획을 수립할 방침을 밝혀 변화가 주목된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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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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