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연합뉴스]
대전 지역 주요 상권에 `임대` 표시가 붙은 가게들이 늘고 있다.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와 높은 임대료,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16일 부동산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전 지역 상권의 침체가 심각하다. 직접 찾아가본 대전 서구 봉명동 상가엔 한 골목 걸러 하나씩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과거 `봉리단길`이라고 불리며 대전의 새로운 거리 문화를 선도했던 인기 상권답지 않은 분위기였다.

이곳의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감소하며 가게를 내놓거나 폐업을 고민하고 있지만 비싼 임대료를 내고 들어올 이들을 찾기 어려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요식업자는 "쉬쉬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장사가 정말 안된다"며 "장사가 잘되는 곳과 안되는 곳의 양극화가 극심한 편"이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는 "주변 상권과 비교해 이곳은 임대료가 높은 편인데 그 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해 매일매일 언제 그만둬야 하나 고민한다"고 호소했다. 근처 부동산 관계자도 "상가를 구하기보단 임대를 내놓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며 "경기가 나빠진 것을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계로도 자영업자들의 힘든 상황은 드러났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지난해 3분기 대전 지역 공실률은 중대형 12.4%, 소규모 5.5%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0.1% 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특정 상권만이 아닌 대전 전역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이 인상하면서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권혜정 노은미래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대형 평수의 가게에서 특히 공실률이 더 높아진 이유는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 힘든 상황에 몰렸단 것"이라며 "매출도 어려운데 인건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폐업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상권의 특징은 개별화 현상으로 이제 더이상 어느 특정 상권에서만 소비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자신이 가고 싶고, 먹고 싶은 장소를 찾아가는 게 익숙한 세대인 만큼 자영업자들은 굳이 비싼 임대료를 내며 인기 상권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어졌고,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이수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수진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