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사 회비, 상의 운영비 절반 차지
15일 대전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달 4-18일 지역 소재 제조업체를 업종·규모별로 추출한 300개 표본업체를 대상으로 `2020년 1분기 기업경기 전망`을 설문한 결과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1로 나타났다.
지난 해 4분기 보다 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조사에 응한 업체들은 내수시장 침체, 미·중 무역 분쟁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부정적인 경기전망 이유로 들었다.
충청권으로 시야를 넓혀도 상황이 썩 좋지는 않다. 충청지방통계청이 내놓은 `충청지역 산업활동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대전·충남의 광공업생산은 전월대비 각각 4.0%, 1.0% 감소했다.
생산부진은 생산자 제품 출하 감소로 연결되며 대전의 출하는 전월대비 5.7%, 충남은 2.7% 각각 줄었다.
이처럼 경제 지표가 `시계제로`에 갇히면서 지역 기업들을 대변하는 상공회의소 회비 납부액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상공회의소의 한 해 곳간 사정은 회원업체가 내는 회비와 각종 자격증 시험 대행 등을 통한 부대수입으로 구성된다.
정부 위탁 사업도 운영비의 일부를 차지하지만 회원사들이 상·하반기로 나눠 내는 회비가 전체 예산의 절반 가까이 된다.
회비는 각 업체별 매출세액 1000분의 1 규모로 결정된다. 납부액의 상·하한선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경기 호조가 이어져 매출이 늘면 자연스럽게 회비가 많아진다.
반대로 매출액이 줄어들면 회비도 감소하는 구조다. 널뛰는 경기 지표에 일희일비 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1500여 개의 업체가 가입된 대전상공회의소는 회비 수금과 관련해 아직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전망은 걱정스럽다는 입장이다.
대전상의 관계자는 "회원사들이 납부한 회비가 큰 폭으로 줄지 않았다"며 "다만 경기 불황에 따른 회원 기업 매출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중동 긴장 등을 포함해 어두운 상반기 경기 전망이 지역 경제 전체로 번질 수 있다"며 "향후 경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운영 예산의 다수를 회비로 충당하는 충청권 타 시·도 상공회의소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충남의 한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전체 회비 수납액에 영향은 없지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김용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