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실보 대폭 인상 반면 신실손보험 지난해 이어 추가 인하

직장인 A씨(30)는 연초부터 고민이 깊다. 4월이면 보험료가 인상된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평소 병원을 잘 가는 것도 아닌데 비싼 돈을 내느니 보장 규모는 적지만 보험료가 인하되는 실손보험으로 갈아타야 할지 고민중이다.

최근 A씨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기존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는 대폭 인상되는 반면, `착한실손`으로 불리는 신실손보험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추가 인하 계획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신실손보험으로 갈아타도록 유도하려는 의도지만 무턱대고 기존 보험을 해지했다가는 손해를 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표준화·구실손은 6-10% 인상, 신실손 보험료는 같은 폭(6-10%)으로 인하할 계획이다. 대전 지역의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화하는 저금리 기조로 인해 보험회사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조치"라면서도 "반면 신실손보험은 기존에 보장하던 의료비가 특약으로 빠져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마진율`이 좋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고객들이 갈아타는 것이 이득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입자 입장에선 단순히 저렴한 상품을 고르기보단 자신의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가입 시점에 따라 실손보험은 세 가지로 나뉜다. 2009년 10월 이전 가입자는 구(舊)실손, 2017년 3월 이전은 표준화실손, 2017년 4월 이후 가입자는 신(新)실손보험에 해당된다. 각 실손보험의 차이는 최신 버전일 수록 보장 혜택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가장 비싼 구실손은 지출한 의료비의 전액을 돌려받으며 자기부담금이 없다. 이보다 약간 저렴한 표준화실손은 다소의 자기부담금(10-20%)을 내야 하며 지출한 의료비의 80-90%만 보장된다. 가장 저렴한 신실손의 경우 자기부담금 비율이 10-30%로 높아졌을 뿐더러, 도수치료·비급여주사·비급여MRI가 기본 보장에서 제외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는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92.6%를 차지하고 있어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해당된다. 가입자 중 7.4%만 해당되는 신실손보험은 지난해 이미 8.6%를 인하했지만 이전율이 그다지 높지 않아 올해 다시 한 번 보험료를 낮출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각각의 장단점을 따져 자신에게 꼭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노상호 손해보험협회 서부지역본부 센터장은 "병원을 자주 가는 사람이라면 굳이 신실손으로 갈아탈 필요는 없어보인다"면서 "사람마다 건강상태와 보험료 수준은 다르고 보험사마다 보장하는 자기부담금이나 혜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알아보고 결정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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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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