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료 최대 3.5%·보장성보험 평균 9% 인상

[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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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근근히 들리던 보험료 인상에 대한 예측이 각 보험회사들의 인상 계획 발표로 현실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과 국민 대부분이 가입돼 있는 실손보험 보험료가 올라가면서 가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 소식은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

◇ 최대 3.5%까지 올라가는 자동차보험료=이달 말부터 대형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보험료가 최대 3.5%까지 인상된다. KB손보(3.5%), 현대해상(3.5%), DB손보(3.4%), 삼성화재 (3.3%) 등 `빅4` 손해보험사가 인상을 결정하면서 중소업체들도 보험료 인상에 합류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기존 100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던 사람은 올해부터 103만 5000원에 자신의 가입돼 있는 특약만큼 금액이 추가돼 보험료를 지불해야 한다.

자동차 보험의 경우 지난해 한 차례 인상된 바 있다. 그러나 그후 최저임금 인상, 자동차 표준 정비요금 인상, 육체노동 정년 65세 연장 등으로 인해 수익성은 나빠지고 보험금 지급 부담은 높아졌다. 지난해 1-11월 영업적자는 1조 2938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또 다시 보험료를 인상하게 된 배경이다. 지난달 자동차보험료의 손해율을 보면 대부분의 손보사가 100%를 웃돌았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받은 보험료보다 준 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업계에서 생각하는 적정손해율은 70-80% 정도인데 이를 한참 초과한 수치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의 경우 지금 보험회사가 겪고 있는 손해율을 생각하면 10%까지는 인상해야 숨통이 트일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급작스러운 인상으로 야기되는 사회의 혼란을 피하고자 정부와 업계가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하며 최대 인상률 3.5% 수준으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 평균 9% 가량 올라가는 보장성보험료=실종, 종신 등 보장성보험료는 평균 9% 가량 올라갈 예정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각 회사별로 6-10% 수준의 인상률이 예상된다. 자동차보험료보다 상승폭이 높은 이유는 손해율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한방치료, 도수치료 등 과잉진료가 늘어나며 실손보험 손해율이 작년 하반기 기준 130%대에 육박했다. 다만 도수치료·비급여주사·비급여MRI가 기본 보장에서 제외된 신(新)실손보험료는 인하될 전망이다.

보장성보험료는 3-4월쯤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예정이율을 인하해 보험료를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보험금을 지급하기 전까지 거둘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을 뜻한다. 만약 30년 후 보험사가 고객에게 30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면 그동안 보험회사는 이 금액으로 얻을 수 있는 투자수익, 이율 등으로 수익을 얻는 구조인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운용수익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금리와 함께 운용자산이익률이 하락하자 보험료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현재 보험사 업계 평균 예정이율은 2.5% 정도다. 업계는 주요 보험사의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가량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인하하면 보험료는 5-10% 정도 인상된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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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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