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7월 중 2500억 원 지역화폐 발행…기존 '대덕e로움'과 중복 우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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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오는 7월부터 2500억 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발행한다.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소상공인 매출 증대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 하겠다는 취지이지만 대덕구 지역에서는 지역화폐가 중복 발행되며 이용자의 혼란이 우려된다. 대덕구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대덕e로움`이란 지역화폐가 유통되고 있다.

15일 시에 따르면 올 7월 1일부터 2500억 원 규모의 `대전광역시 지역화폐`가 발행된다. 시 지역화폐는 대전 지역 내에서만 사용가능한 카드형 전자상품권이다. 지역 어디서나 구매할 수 있고 1인 구매한도는 월 50만 원·연 500만 원이다. 발행일로부터 5년 간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 시 사용액 5%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백화점·대형마트·유흥업소 등을 제외한 곳에서 사용 가능하다. 정확한 사용처는 올 1분기 내로 정해질 전망이다.

문제는 시가 추진 중인 지역화폐가 기존 대덕구 지역화폐와 중복돼 지역민의 혼란이 우려된다는 데 있다. 대덕구는 지난해 7월 자체 지역화폐인 `대덕e로움`을 발행했다. 대덕구 내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하며, 사용액 6%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시가 추진 중인 지역화폐에 견줘 사용 범위만 좁을 뿐, 발행 목적과 사용 방법 등은 동일하다. 대덕구민 입장에서는 기존 사용하던 지역화폐 외에 갑작스레 더 큰 규모의 지역화폐가 한가지 추가되는 셈이다.

대덕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동규(50)씨는 "그간 대덕e로움을 사용하고 있었다. 갑자기 지역화폐가 하나 더 늘어난다고 하니, 어느 것을 써야 할 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대덕e로움과 시 지역화폐의 차별성이 확보되지 못 하면 시민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분석했다. 시 지역화폐가 대덕구 지역화폐보다 더 큰 범위에서 통용 되기 때문에, 자칫 대덕e로움의 존재 이유가 불투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훈 지역화폐협동조합 이사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덕e로움과 시 지역화폐의 차이점이 없다면 선택에 있어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소비자 혼란을 막기 위해선 발행주체 간 협의를 통해 각 화폐의 장점을 살리는 등 두 지역화폐가 공존할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와 구는 협의를 통해 지역화폐 사용에 따른 시민 혼란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화폐는 기본적으로 사용자 입장이 중심이 돼야 한다. 구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사용처 혼선 등 지역화폐 중복에 따른 사용자 혼란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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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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