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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훈 칼럼] 정세균의 세종관(觀)

2020-01-16기사 편집 2020-01-15 18:06:09      곽상훈 기자 kshoon0663@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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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가 진짜 세종시민이 됐다. 명예시민증을 받은 지 4년 만에 실제 시민이 된 것이다. 총리로 지명되면 으레 주소(총리공관:세종시 어진동)를 옮기지만 여느 총리와 달리 의미가 남다르다. 명예시민 중 유일하게 총리로 지명돼 세종시민이 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세종시 출범 이후 5명의 총리 중에서도 명예시민 출신은 정 총리뿐이다.

정 총리가 명예시민에서 실제 시민이 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어쩌면 숙명인지도 모른다. 정 총리와 세종시와의 인연이 세간의 관심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명예시민증을 받던 날 그는 "세종시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힘을 모으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4년이 지난 지금 세종시민이 된 정 총리의 역할은 어떻게 평가될까.

그가 총리로 지명된 후 충청권이 반긴 이유도 충청이 주도하는 균형발전과 분권의 가치를 중시하는 정치인이어서다. 특히 실질적 행정수도를 지향하는 세종시를 향한 스탠스에서 더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기존의 총리들이 취했던 입장과는 사뭇 다른 스탠스를 취한 것은 세종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기 때문일 거다. 이낙연 전 총리는 기회 있을 때마다 "그동안 세종시는 받기만 했다"면서 "이제는 (세종시가) 돌려줘야 할 때"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 전 총리 재임 동안 국회 세종의사당이나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 등 충청 현안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다 이런 탓이다.

이 때문에 정 총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세종시와의 인연이 다른 총리들과 달리 각별하다는 점 때문에 충청권이 반갑게 반긴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세종시 입장에선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적임자'란 얘기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정 총리의 세종시와의 인연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무현 민주당 대선 후보의 신행정수도 공약 발굴에서부터 입법 과정까지 주도적 역할을 했다. 세종시 탄생의 주역이라 해도 괜찮을 정도다.

2005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땐 세종시 건설 무산 위기를 돌파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에 따른 후속대책을 마련하고 행정도시건설특별법 제정에 앞장섰다. 2010년 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반대에 나서고 세종시설치특별법 제정에도 크게 기여했다. 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 때에는 "세종시는 궁극적으로는 행정수도로 가야 한다"는 지론을 펴기도 했다.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있으면서는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필요성을 적극 표명해 국회 분원설치의 물꼬를 제공하기도 했다. 행정수도 완성과 국회 이전이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는 균형발전 가치를 드러낸 것이다.

그의 일련의 행보를 보면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이란 밑그림을 그려온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행보에서 더더욱 그런 의지가 익힌다. 인사청문회에서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에 대해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시각을 드러낸 것에서도 행정수도 완성 의지를 엿보게 한다. 아직도 그는 2004년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위헌 결정 난 것에 대해 수긍하지 않은 정치인이다.

그가 개헌을 통한 행정수도 완성론을 펴는 것도 그런 배경 탓이다. 정 총리는 올해가 개헌의 적기로 보고 총선을 치른 후 21대 국회가 구성되면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는 소신엔 변함이 없다. 20대 국회의원 90% 정도가 개헌에 찬성하고 있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지난해 정부가 '대한민국 수도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는 헌법 개정안을 발의한 만큼 행정수도 관련 개헌 기본방향은 정해진 거나 다름없다. 행정수도로 가는 별도의 법률(신행정수도법)이 필요한 이유다. 입법부 수장을 거치고 행정부 수장의 입장에 선 정 총리가 자신이 그려놓은 행정수도 밑그림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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