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대 목원대 총장
권혁대 목원대 총장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실로 다양성의 시대라 부를만 하다. 소위 베이비붐 세대로부터 시작해서 X세대, 밀레니얼 세대, Z세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성장배경과 라이프사이클을 보유한 세대가 공존하면서 사회는 점점 더 복잡해져 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전쟁 이후 출산율이 높았던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를 거쳐 `한마디로 정의내릴 수 없다`는 뜻에서 붙여진 X세대(1965-1980년생), 이후 베이비붐 세대 및 X세대의 자식 세대에 해당하는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와 Z세대(1997년 이후)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세대를 구분한다. 흔히 물질적 풍요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인 밀레니얼(Millenial) 세대와 Z세대를 아울러 MZ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2020년을 기준으로 만 20세에서 40세에 해당한다. 이들은 컴퓨터와 IT에 능숙하고, 자기표현 욕구가 강하며, 소비와 취향이 다양하고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통해 주장을 펼친다는 특징이 있다. 개인보다는 조직에 더욱 중심을 두는 것이 상급자 세대의 상식이었다면, 밀레니얼 세대로 대표되는 하급자는 조직보다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Z세대는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어 자라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디지털 원주민)`라 불린다. 인터넷과 IT에 친숙하고, TV·컴퓨터보다 스마트폰, 텍스트보다 이미지·동영상 콘텐츠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관심사를 공유하고 콘텐츠를 생산하는데 익숙하여 문화의 소비자이자 생산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세대이다.

최근 MZ세대가 사회경제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44%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회변화와 소비시장을 주도하는 계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사회에서 살아남고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MZ세대에 대한 이해와 이들의 눈높이에 맞춤화된 혁신노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난해 말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발간한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올해 소비시장을 주도할 열 가지의 주요 트렌드를 제시한 바 있다. `멀티 페르소나, 라스트핏 이코노미, 페어 플레이어, 스트리밍 라이프, 초개인화 기술, 팬슈머, 특화생존, 오팔세대, 편리미엄, 업글인간` 등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 `멀티 페르소나`, `페어 플레이어`, `스트리밍 라이프`, `초개인화 기술`, `편리미엄`, `업글인간` 등 상당수의 트렌드가 앞서 살펴본 MZ세대의 특성과 유사하다.

책에서 제시한 10가지의 주요 트렌드를 아울러 관통하는 핵심적인 개념은 바로 `특화(specialization)`로 볼 수 있다. 2020년 소비시장을 상대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핵심적인 조건은 까다로운, 혹은 점점 까다로워져 가는 소비자의 욕구를 `특화`를 통해 최대한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고객의 까다로운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이 없거나 부족했지만, 이제는 첨단 ICT 기술과 서비스를 통해 가능해졌다.

소비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따라 기업이 고객의 까다로운 욕구를 충족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듯 대학 교육 또한 변화해야 한다. 필자가 총장으로 있는 대학에서도 교육의 주대상인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하여 교육내용과 방식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전공 및 교양 교과목 신규 개설을 확대하고, 교수방식에 있어 유튜브 등 1인 미디어를 적극 활용토록 하며, 이론 중심 강의보다는 체험기반의 교육을 확대하는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대학이 지향하는 `맞춤인재를 양성하는 교육혁신대학`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고자 하는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가 사회 주력계층이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새로운 사회 트렌드와 변화를 주도하는 세대로 떠올랐다. 이들 신세대는 어떤 사람이고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들의 눈높이에 맞춤화된 `특화`만이 모든 조직의 생존과 경쟁력을 담보하는 최적의 대안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권혁대 목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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