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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건축] 마을을 품는 복합화 학교

2020-01-15 기사
편집 2020-01-15 07: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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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오형석 공주대 교수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요즘 같은 인구 절벽 시대에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실제 아프리카 속담이라고도 하는데 20년도 지난 1996년에 대통령 부인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이 쓴 책의 제목으로 유명해졌다. 아이 양육을 위해서는 한 가정만의 노력과 책임만으로는 부족하며 지역주민과 사회공동체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이지만 이 주장을 현재 우리 사회에서 실천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아프리카 소 부족과 같은 친밀한 소집단이 아니라면 안전과 보안에 대한 문제, 형평성과 공평성, 책임과 의무의 한계 등 남의 아이를 함께 양육하는 일에 동참한다는 것은 먼저 해결해야 할 조건이 많다. 그런데도 '마을 학교', '서로돌봄터', '다함께 돌봄센터' 등 많은 부처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아직은 산발적인 작은 움직임이지만 인구 감소와 고령화 시대에 맞춰 큰 변화의 흐름이 생길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온 마을이 아이를 키우는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교가 마을주민에게 열린 공간,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가 주민들이 보기에 닫힌 교육공간이 아니라 문화센터나 스포츠센터, 도서관처럼 매력 있는 공공복합화공간으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다. 학부모가 아닌 주민이 공동교육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주민들이 학교시설을 일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되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학교시설을 다양한 요구에 맞도록 복합화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학교의 적극적 역할, 지역의 특성에 따른 주민들의 참여에 따른 적절한 복합화 프로그램의 선택은 이러한 복합화 학교의 성공적인 정착을 담보할 것이다. 주민들이 이러한 복합화 시설을 이용하며 자연스럽게 마을이 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복합화 학교를 위해서는 중요한 두 가지 키워드에 대한 공감이 먼저 되어야 한다. 협력과 참여. 뻔해 보이는 말이지만 그렇게 호락호락한 문제가 아니다. 현재 학교 설립 방식은 학교가 중심이 아니라 신규 주택단지의 규모와 일정에 맞춰 다급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학교 부지는 마을의 중심 공간이 아니라 단지 간 형평성에 맞춰 복잡한 사거리의 좁은 대지에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해당사자인 해당 학교 교원의 선임은 준공이 다 되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설계 과정에 이들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우며 당연히 학부모나 복합화 시설의 주요 이용자가 될 주민들의 의견 역시 개진할 기회조차 없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학교 건설 기간보다 함께 준비하는 기간이 더 긴 경우가 많고 이해당사자 간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져 마을의 공공재로 복합화 학교가 설립된다. 우리도 학교시설 법령을 개정해 학교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 후에 주택단지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개발 당사자인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자체, 교육청 등이 함께 복합화 학교의 위치, 규모와 성격에 대해 충분히 협력하고 동시에 교사, 전문가, 주민들이 참여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학교 복합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미래의 학교는 온 마을을 품에 담아 아이를 기르고 주민을 돌보는 일상의 터전이 되길 바란다.

오형석 공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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