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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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통업계에 `필(必)환경` 바람이 불며 종이영수증을 대체하는 모바일영수증이 확산되고 있다.

환경보호 측면과 편리함 등이 장점으로 꼽히지만 디지털 소외계층, 불편한 사용법, 개인정보 노출 위험 우려 등은 개선점으로 남았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환경부 등은 13개 대형유통업체와 `종이영수증 없애기` 협약식을 맺고 전자영수증의 도입과 확산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협약에 참여한 유통사를 기준으로 연간 종이영수증 총 발급량은 2018년 기준 14억 8690만 건으로 발급비용만 약 119억 원에 달한다. 이로 인한 쓰레기 배출량은 1079t이며 종이영수증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2641t에 이르는 점 등을 들어 모바일 영수증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하지만 종이 영수증을 모바일영수증으로 전면 대체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과제와 개선점이 남아있는 상태다.

우선 키오스크(무인주문기)와 마찬가지로 기계 사용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모바일영수증을 사용하려면 각 업체가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받아 해당 메뉴를 찾아가야 하는 방식이다. 기계를 다루는 것이 익숙한 사람들이나 젊은 세대에겐 큰 문제 없겠지만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데 있어 소외되는 계층이 생긴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편리할 것이라는 인식과는 다르게 영수증 관리가 예전보다 까다로워진다는 점도 장애물로 작용한다. 기존 종이영수증은 여러 장소에서 사용한 내역을 한 곳에 모아 매일의 지출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모바일영수증의 경우 각 사용처의 개별 앱에 영수증이 보관된다. 즉, 영수증을 확인하기 위해선 각각의 앱을 열어야만 하는 불편함이 동반된다. 대전의 한 세무사 관계자는 "가계부를 매일 정리하는데 종이영수증은 지출내역이 한 눈에 들어와서 편리하다"며 "기계를 잘 다루는 것과는 별개로 하루에 방문하는 가게가 한두 곳이 아닌데 일일이 앱을 설치해 영수증을 받는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번거롭다"고 말했다.

모바일영수증이라고 해서 개인정보 유출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진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오히려 카드 정보와 내역이 전산화되는 만큼 유출 위험성은 더욱 커지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다. 시민 이모(32)씨는 "종이영수증은 찢어버리면 그만이었는데 모바일영수증은 내 사용내역이 전산상으로 남게 된단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며 "과거 일부 은행에서도 유출사건이 있었던 것처럼 모바일영수증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한다면 정말 큰일일 것"이라고 걱정을 내비쳤다.

몇몇의 개선점이 존재하더라도 모바일영수증은 앞으로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통부 관계자는 "모바일 영수증 확대는 정부 차원에서도 공감하는 사안"이라며 "각 협약사별로 완성 시기는 다르지만 모바일 영수증은 점차 확대돼가는 추세"라고 말했다.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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