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최교진 세종특별자치시교육감

최교진 세종특별자치시교육감
최교진 세종특별자치시교육감
◇ 대담 = 장중식 세종취재본부장

세종시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도시다. 출범 초기 10만명 남짓한 인구에서 35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또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꼽히는 등 교육수요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지금까지 `안정화`에 방점을 뒀다고 말한다. 올해에는 4차산업 혁명 시대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혁신과 창의라는 키워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세종시의 교육을 이끌어온 최 교육감에게 지난해 성과와 아쉬운 점을 짚어보고 올해에는 어떤 교육 정책을 펼칠 계획인지 들어봤다.

-올 한해 세종교육의 주요 역점추진 방향이 있다면

"2020년도 교육정책 방향은 혁신교육, 미래교육, 책임교육, 학습도시 세종으로 꼽았다. 먼저, 혁신교육은 교육혁신의 지속과 교육자치 실현을 위한 교육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미래교육을 위해 그동안의 혁신학교에서 거둔 성과와 에듀테크 기반의 국가시범도시로 조성하는 5-1생활권 세종스마트시티에 혁신미래교육체제 도입을 위한 설계를 추진하겠다. 세종창의적교육과정 2.0을 개발해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 학습속도와 꿈에 맞게 진학과 진로를 지원하는 유·초·중·고 연계 교육과정을 강화하고자 한다. 또 한 아이의 배움도 놓치지 않는 기초학습안전망을 보다 촘촘히 구축하고, 보편적 교육복지 확대와 책임교육을 완성하도록 하겠다."

-세종시교육청의 당면 현안은 무엇이며, 해결방안은

"당장 세종시 일부 지역 중학생들의 원거리 통학문제와 과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관내 아름중학교의 제2캠퍼스 신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제도의 개선이 필요해, 현재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청이 함께 제도 개선을 위한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상반기 법령 개정이 완료가 되면 즉시 아름중학교 제2캠퍼스 신축을 추진해 세종시 학부모님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학생 원거리 통학문제와 과밀 문제를 해결하겠다."

-세종시는 젊은 도시다. 그만큼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치가 높다. 그 같은 요구를 어떻게 정책에 반영할지

"국무조정실에서 세종시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서비스 만족도 조사` 결과, 세종시교육청에 대한 만족도 결과가 전년 대비 4.8%p 상승한 73.1%로 나타났다. 통계청 조사 또한 세종시 중·고등학교의 `학교 생활만족도`가 전국 평균 58%보다 무려 10.3% 높은 68.3%로 전국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우리교육청은 학부모들의 높은 기대수준을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타운홀미팅, 교육정책 모니터링단, 읍면지역발전협의회, 학부모기자단, 온라인 정책토론 등 다양한 소통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학부모들의 정책적 제안과 요구 등이 교육정책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주요업무, 예산 편성 등과 연계해 실행력을 높이는 한편, 학부모들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도록 힘쓰겠다."

-세종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이 내년 도입 4년 차가 된다. 향후 진로와 진학, 입시 등에서 예상되는 이점이 있다면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의 운영 성과를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면, 세종시의 모든 학교가 하나의 캠퍼스를 구성하고, 지역의 우수한 인력자원을 활용해,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실현하는 우수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지난 해에는 일반계고 뿐만 아니라 세종국제고, 세종예술고, 세종하이텍고로, 중학교도 3학년에서 2학년까지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 또한, 8개교에 쌍방향 온라인 스튜디오를 구축해 2020년에 15과목 이상의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개설·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 결과, 학생들은 자신의 꿈과 적성에 적합한 진로를 탐색하고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받았으며, 학생부 종합전형 등 대학입시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특히, 지난 11월에 발표된 교육부의 `대입 정시 전형 확대 방침`에 대응하고자 2020년부터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Ⅳ를 신설해 `수능 교과목 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세종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은 2018년 국무조정실이 주관하는 세종시 평가에서 `상생협력의 모범사례`로 선정됐고, 2019년 정부혁신 교육부문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1위)을 수상하는 등 세종교육의 대표 정책으로 자리매김했다."

-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과 교육과정 특성화 등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에 대한 교육감의 입장은

"교육부가 지난 해 11월 5일 발표한 `주요 13개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교 유형별 서열화가 실제로 확인됐다. 이는 공정성 확보라는 사회정의의 차원 뿐만아니라 앞으로 추진될 미래 고교교육의 비전인 고교학점제의 취지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2025년에 이들 자사고, 외고 등이 일반고로 일괄 전환되는 것에 대해 적극 공감한다. 이들 학교가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 경험과 노하우가 교육과정 특성화로 이어져 다른 일반고들과 함께 학생들의 진로·진학에 부합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수능 위주 전형을 40%이상 확대하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대한 입장은

"교육부의 `정시 확대 방침 발표` 이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과 학교들이 대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일각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수시 비중 확대가 서울 소재 16개 대학으로 제한된다는 점, 도농복합도시인 세종시 읍면지역 학생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지역균형 선발제도가 확대된다는 점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본다면 섣불리 유불리를 따지기는 어렵다. 다만, 심리적으로 정시 확대에 대한 불안이 있을 수 있다. 우리교육청은 지난 12월 10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수시와 정시를 균형있게 준비하는`일반고 르네상스`를 발표한 바 있다. 앞으로도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진로·진학을 위한 맞춤형 지도에 최선을 다하겠다."

-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을 활용한 수능 대비반`은 평소 교육감의 교육철학과 일부 배치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견해는

"단위학교에서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도와줄 때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교육청에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무지개처럼 제 각각의 색깔로 빛나야 하는 우리 아이들의 꿈을 일등부터 꼴찌까지 한 줄로 세우는 것은 반대한다. 한 줄이 아닌 우리 아이들 숫자만큼 많은 줄을 만들고 수능이라는 줄을 선택한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격려하고 도와야 한다."

-남은 임기동안 어떤 사업에 중점을 둘 것인지

"그동안 `새로운 학교, 행복한 아이들`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학교를 혁신하는데 힘을 쏟았다. 학교를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 충실하도록 하고, 구성원의 자발성과 창의성이 발휘되도록 민주적 학교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공을 들였다. 선생님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문적학습공동체를 확산시키려는 노력도 했다. 고교 상향평준화를 위해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특성화하려는 고민 끝에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과 같은 획기적인 방안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시민들께 약속한 `아이들의 미래를 열겠다`는 목표를 실천하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 민주주의의 시대, 평화의 시대를 이끌 미래형 인재를 기르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식 암기, 문제풀이식의 낡은 학력에서 벗어나 새로운 학력을 높이려는 데 중점을 두겠다."

- 새해를 맞아 세종 교육 가족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교육은 우리 모두의 미래다. 교육을 바꾸면 모두의 삶이 바뀐다. 세종에서 대한민국 교육의 새 길을 내겠다고 약속드렸지만 이는 세종 교육가족 여러분의 도움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참여와 소통의 길을 넓히겠다."

정리=이용민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중식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