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나와도 취업 힘들어 부사관 인기 고공행진

최악의 채용한파에 기업 대신 군대에 취업하는 길을 택하는 젊은이들이 늘고있다. 특히 경찰·소방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률과 시험난이도가 낮으면서 공무원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부사관의 인기가 높다.

`군의 허리`로 통하는 부사관은 육·해·공군의 장교와 사병을 잇는 중견간부로, 옛 하사관의 새 이름이다.

12일 국방부에 따르면 최근 3년 부사관 경쟁률은 2017년 4.5대 1, 2018년 4.6대 1, 2019년 4.3대 1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부사관의 가장 큰 인기요인은 무엇보다 직업 안정성이다. 1-2년 단위로 이사를 다녀야 하는 장교와 달리 부사관은 한 곳에 오래 머물며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다. 특히 해군과 공군은 도심서 근무할 수 있어 경쟁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복지혜택도 일반 공무원에 뒤쳐지지 않는다. 부사관 장기 복무 대상자는 대학 입학시 2년간 등록금을 전액 지원받을 수 있고, 20년 이상 복무 후 전역하면 군인연금을 받아 노후도 보장받는다.

부사관의 높은 인기에 사설 학원들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대학들은 관련 학과를 신설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대전 서구 탄방동의 한 부사관 학원 관계자는 "9년째 운영하고 있는데 학원등록 인원수가 꾸준히 늘어 부사관 대비반을 추가 신설했다"며 "선발시험 일정이 상반기에 몰려있다 보니 1-2월 초에 등록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또 "부사관 선발시험장만 가봐도 매년 직업군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며 "경찰·소방쪽은 지원자가 많기 때문에 틈새시장 개념으로 공무원 대우를 받지만 경쟁률이 덜하고 시험난이도가 쉬운 부사관을 택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학원 수강생 박 모(20) 씨는 "부사관은 고졸부터 지원이 가능하고 집중해서 준비하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 준비하게 됐다"며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힘든 요즘 (직업군인은) 큰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전 대덕대학교도 지난 2018년 군사학부에 공병부사관과와 항공부사관과를 추가로 설립해 12개 관련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공병부사관과의 경쟁률은 2018년 신설 당시 수시 1차 1대 1에서 2019년 2.8대 1로, 수시 2차는 1.4대 1에서 지난해 13.5대 1로 크게 늘었다. 특전부사관과는 지난 2018년 수시 2차 일반전형에서 무려 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편, 국방부는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에 부사관 임용 연령 제한을 27세에서 29세로 늘리는 내용을 담았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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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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