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상호 협의로 부구청장 인사를 하던 관행을 깬 것이라며 인사교류 중단으로 맞받았다. 그 결과 9일 치러진 6급 이하 직원 교류 선발시험에서 중구 공무원들은 배제됐다. 기초에서 광역단체로의 진입로가 봉쇄된 것이다. 여기까지가 벌어진 일이다. 두 행정기관이 장군 멍군을 주고받으며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양새지만 중구 공무원들은 사분오열하고 있다. 중구 내부게시망에선 인사교류 제외 소식에 시의 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직원부터 승진 인사를 박 구청장의 측근 챙기기라고 수군대기도 한다. 또 `(이번 인사로) 진정한 자치분권이 되었다. 사랑해요 사장님` `허울뿐인 자치분권, 의회랑 싸우고 시랑 싸우고 애꿎은 직원들만 죽어난다`는 등 비아냥거리는 댓글도 달렸다.
시 소속 3급 공무원이 부구청장에 임명되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므로 잘못된 관례를 고치는 게 잘못은 아니라는 옹호론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시 전입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 직원들의 좌절감은 헤아리기 힘들다. `도대체 뭐를 위해서 시에서 근무해 보고 싶은 직원들의 기회를 앗아가버리나요. 하위직 직원들이 왜 손해를 봐야 하는 거죠.` `젊은 사람들 미래가 막힌 거나 다름없다.` `인사교류가 막히면 고이게 돼 있다. 큰 꿈을 가지고 있는 직원들의 희망을 꺽지 말아주세요.` 중구 공무원들의 소리 없는 외침이다. 시든 중구든 누군가 나서 이에 답하지 않는다면 주민을 위해 봉직하는 공무원의 사기는 땅에 떨어지고 행정의 품질 개선은 기대난망이다. 자, 답할 자 누구인가. 취재2부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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