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세 불안… 안전자산 가치↑ 추가 상승 가능성 분할 매수해야

중동발 무력 갈등 리스크가 심화되자 금값이 천정부지로 솟았다. 미국-이란 간 충돌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세계 정세의 향방이 불확실해져 가는 가운데 금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투자하기엔 그동안의 상승 폭이 워낙 컸다. 대표 안전자산인 금을 놓고 투자 적기를 고민하는 이유다.

9일 증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격의 오르내림이 다소 있더라도 금은 앞으로도 유망한 투자 종목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값 상승이 아직 한계치에 다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홍덕표 유안타증권 과장은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이 오늘내일로 해결되기 어려운 이슈들이 산재해 있고 중동 상황이 지금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값은 지금보다 더 올라갈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라고 말했다.

외국 증권계도 같은 분석을 내놨다. 외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인 제프리 커리는 지난 6일(현지시간) "원유와 금 가격이 모두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한 투자를 원한다면 원유보다 금이 더 견고한 위험 회피 수단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원유는 현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시나리오의 범위가 넓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때 금 가격은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원유는 이번 사태가 오일쇼크로 이어져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지만 원유 수요가 줄어 가격 폭락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금의 경우 1990년 걸프전이 터졌을 당시 시세가 6.1% 상승했던 것처럼 위험이 닥치면 사람들은 안전자산으로 도피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운 투자를 조언했다. 아무리 전망이 밝다 해도 이미 높아질 만큼 높아진 금 시세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거액의 돈을 들이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2014년에도 금값이 하루아침에 폭락한 전례가 있듯 투자에 실패할 리스크는 언제나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선 시세를 예의주시하며 소액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전지역 증권사 관계자는 "이미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큰 금액을 들이기보다는 분할해서 투자해 실수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높은 수준까지 급등했기 때문에 한 차례 조정이 들어간 후 다시 상승할 수 있다. 때문에 조정시마다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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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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