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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읽으면 좋을 책 소개

2020-01-08기사 편집 2020-01-08 17:36:37      강은선 기자 groov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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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한 줄 읽기] 잔소리 고양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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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고양이(모자쿠키 지음)=우리집 도도한 고양이가 실은 누구보다 나를 걱정하고 있었고 나에게 사사건건 잔소리를 늘어놓는다면 어떨까. 일러스트레이터 겸 만화가 모자쿠키는 이런 상상력을 바탕으로 '잔소리 고양이'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켰고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네 컷 만화를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이 책 구성은 간결하고 단순하다. 담백한 크라프트 배경 위에 하얀 고양이 한 마리가 그려져 있고 그 고양이가 집사를 향해 잔소리를 한다. 늦게 들어왔어도 양치질은 하고 자라, 과자에 라면만 먹지 말고 끼니는 제대로 잘 챙겨먹어라 등 연쇄 잔소리를 퍼붓지만 집사를 아끼고 사랑하는 감정은 금세 오롯이 전해진다. 이 만화를 올린 계정은 한 달만에 10만 팔로어를 모으며 뜨거운 관심과 공감을 일으켰다. 그 배경에는 지금의 사회 흐름과 절묘한 상상력의 결합, 그리고 작가 특유의 탄탄한 드로잉 실력이 있었다. 비채·160쪽·1만 1800원



△진주(장혜령 지음)=이 책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로 이름없는 민주화 운동가였던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가는 딸의 이야기다. 보이지도 기록되지도, 기억되지도 않는 사람들과 그런 역사의 이야기. 1970-90년대 학생 운동과 노동 운동에 관한 다종다양한 자료, 사진 기록물, 일기, 악보, 뉴스 보도 등이 낯선 방식으로 결합, 재구성, 직조돼 있다. 책 제목인 '진주'는 화자가 어린 시절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가보았던 도시의 이름이다. 한 때 아버지가 수감됐던 도시, 어린 화자는 아버지를 면회하기 위해 진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EBS '지식채널e' 작가, 잘 알려지지 않은 책을 소개하는 팟캐스트 '네시 이십분 라디오'를 8년 째 만들고 있는 제작자인 저자는 5년이라는 시간 동안 특정한 형식에 종속되지 않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진실한 이야기를 쓰고 또 고쳤다. 화자는 폭압적이었던 그 사회의 풍경과 그 때를 살아낸 사람들의 이후의 삶, 낯설지 않은 풍경으로 반복된 부조리한 삶의 풍경들을 차근차근, 때론 기도하듯, 때로는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목소리로 기록을 이어간다. 문학동네·300쪽·1만 5000원



△과학의 품격(강양구 지음)=이 책은 곤욕을 감수하고 까칠하게 과학의 품격을 따져 물은 한 과학 저널리스트의 기록이다. 저자는 과학을 문학, 그림, 음악 등의 예술작품에 비견하면서도 과학 기술이 저절로 품격을 얻을 수 없다고 강변한다. 그러면서 당장의 쓸모를 넘어 궁극적인 앎의 자리에 바짝 다가서려 할 때에 가난하고 아프고 소외된 이들의 아픔을 덜어주는 일에 함께할 때에 비로소 과학은 품격을 얻게 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과학 기술을 두고 '인간의 얼굴'을 한 이들과, 기득권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충돌의 현장을 기록해왔다. 안타깝게도 그런 싸움은 대개 전자가 져왔다. 그 과정에서의 성과도 있었다. 드물지만 과학 기술의 돈으로 측정할 수 없는 가치, 경제로만 한정할 수 없는 역할, 성장이 아니라 공존과 공생의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이 드러났다. 이 책은 '과학의 품격'을 지키려고 외롭게 싸우는 이들의 빛나는 기록이다. 사이언스북스·448쪽·1만 6500원



△명시(안재성 지음)= '조선의 잔다르크', '백마 탄 여장군'이라 불리며 항일 무장 투쟁의 최전선에서 싸웠던 독립운동가 김명시의 생애를 소설로 재현해 낸 작품이다. 조국 해방과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꿈꾼 한 여성의 치열한 삶을 생생하게 그린 역작이다. 이 책엔 주인공 김명시 외에도 조봉암, 여운형, 김단야, 박헌영 등 혁명의 희망을 품고 조국의 앞날에 일생을 바친 실존 인물들의 삶이 녹아있다. 작가는 엄혹한 시대에 사회주의 운동가로서 독립 운동과 민족 해방 운동에 뛰어든 이들의 이야기를 미화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다만 정직하게 기록한다. 그런 한편, 가상 인물 권오채와 이상훈은 서사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이 작품을 소설로서 한결 풍성하게 한다. 창비·344쪽·1만 4800원



△스스로 행복하라(법정 지음)= 올해 법정 스님 열반 10주기를 맞아 그의 명수필을 재출간했다. 법정 스님은 "얼마나 행복한가, 우리가 가진 것만큼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며 삶의 진리와 철학이 담긴 글로 우리에게 울림을 줬던 법정 스님은 집착에 사로잡혀 어떻게 살아야 할 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우리에게 지혜와 용기를 전해준다. 이 책은 법정 스님이 남긴 글들 중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을 가려 뽑아 한 권의 책을 묶엇다. 1장 '행복'에는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할 지에 대한 법정 스님의 가르침을 담았고, 2장 '자연'에는 자연과 함께하는 충만한 삶을 설파하는 글을 담았다. 3장 '책에는 법정 스님'이 '어린 왕자', '모모', '희랍인 조르바' 등 책에서 발간된 지혜를 전하며 4장엔 '나눔'을 주제고 한 메시지를 담았다. 샘터·216쪽·1만 2000원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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