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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전면전 치닫나…"테러리스트 제거"-"순교자" 정면충돌

2020-01-08기사 편집 2020-01-08 1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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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란 군부실세 공습 폭사 나흘만에 이란 보복공격 나서

첨부사진1이란 방송 화면에 나타난 로켓 발사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제거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현지시간 8일 미사일로 공격,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일촉즉발의 전면전을 향해 치닫는 것 아닌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3일 미국이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폭사시킨 이후 이란은 '가혹한 보복'을 공언해왔다.

이란은 이날 솔레이마니 장례식을 치르려 했지만, 군중이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 장례 절차를 일단 중지한 뒤 보복을 감행했다. 장례 의식이 일단락된 뒤 바로 '대미 보복전'에 나선 것이다.

미국 또한 이란이 보복할 경우 막대한 반격을 가하겠다고 공언해온 점에서 양측의 대립은 '말 대 말'을 넘어 '행동 대 행동'으로 진입, 전 세계에 전쟁의 암운을 드리우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게 됐다.

AP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현지시간 8일 새벽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등에 지대지 탄도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공격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숨지게 한 미국을 향한 보복 작전이라고 밝혀 공격의 성격을 명확히 했다. 작전 이름은 "순교자 솔레이마니"로 명명됐다.

또 "우리의 강력한 보복은 이번 한 번만이 아니라 계속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앞서 솔레이마니 사망 사실을 발표하면서 그가 미국을 비롯해 각국을 상대로 자행된 테러를 지휘한 주모자라면서 "테러리스트"에 대한 응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테러리스트 제거'라는 '정의'를 실현했다고 주장하는 미국과 이에 맞서 산화한 '순교자'라는 이란의 프레임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다는 점에서 양측은 당분간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극한의 충돌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이란은 솔레이마니 사망 이후 다양한 보복 시나리오를 구상,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그중 하나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이란에 인접한 이라크 내 미군기지가 표적이 됐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전날 미국에 보복하는 13개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가장 약한 경우가 '미국인에게 잊지 못할 역사적인 악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이란이 자국 동맹 세력을 동원해 중동 지역에 혼란을 일으키거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방안에서 사이버 공격까지 다양한 대응 옵션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란은 이날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 사실을 발표하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동맹국들에도 보복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AP는 전했다. 이란은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로, 중동의 강자로 군림해왔다.

이제 양국 간 충돌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는 미국의 대응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려있다.

세계 최고의 군사 대국인 미국이 자국에 대한 공격을 묵과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 목표물을 공격할 경우 바로 반격할 것이라며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이란이 미국 사람 또는 목표물을 공격할 경우 미국은 신속하고 완전하게, 아마도 불균형적인 방식(disproportionate manner)으로 반격할 것이라며 '비례적이지 않은'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이는 상대로부터 당한 만큼 되돌려준다는 비례적 대응이 아니라 '불균형'적인 대응이라는 점에서 훨씬 더 막대한 응징을 실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에도 트윗에서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경우를 대비해 미국은 이란의 52곳을 이미 공격 목표 지점으로 정해놨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52곳의 공격 목표지 가운데 일부는 이란과 이란 문화에 매우 높은 수준의 중요한 곳들이며 해당 목표지는 매우 신속하고 심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은 이날 이란의 공격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 외교안보 수장을 불러들여 긴급회의에 착수,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을 받았고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국가안보팀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현재 초기 피해 상황을 평가하는 중이며, 해당 지역의 미국 요원과 파트너, 동맹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선 도전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적 상황과 세계 최강국 미국과 중동의 맹주 이란의 전면전이 불러올 엄청난 파장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초강경 카드로 바로 반격하고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이 알려진지 3시간여가 지난 미국시간 7일 밤 트윗을 올려 "내일 아침 성명을 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미군기지가 공격받은 상황과 피해 현황, 대응 시나리오 등을 파악, 대응방안을 검토해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대미 공격이 알려진 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각국 증시는 급락세를 보이며 '중동발' 대형 악재의 여파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처럼 세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한 치의 양보 없이 '강 대 강'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이란이 추가 공격을 감행할지, 미국은 이란의 보복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연합뉴스]
첨부사진2미국 - 이란 충돌 (PG)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