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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칼럼] 반복 훈련 통해 신속 대응

2020-01-07기사 편집 2020-01-07 17: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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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준비하는 감염관리간호사

첨부사진1지슬기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감염관리실 팀장
감염관리실은 여러 환자와 방문객, 직원들이 이동하는 의료기관 전체에 감염이 전파되는 것을 예방·관리하는 곳이다. 감염 감시를 통해 문제점을 찾아내고 의료관련감염을 줄이기 위해 지침을 제정하거나 모니터링, 교육, 훈련 등을 시행하는 것이 감염관리 전문 간호사의 기본 업무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침상 곁 환자 간호와는 업무 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필자는 이렇게 이름도 생소했던 감염관리실로 발령받고 일한 지 올해로 13년 차 되는 감염관리간호사다.

감염관리실로 발령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2009년, 신종플루의 대유행을 직격탄으로 맞는 경험을 통해 의료기관의 감염관리라는 것이 일개 병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국가에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병원에서 감염병 환자를 관리하는 체계가 없거나 환자를 정확히 선별, 격리하지 못했을 때 환자에서 의료진에게, 의료진에서 환자에게, 환자에서 방문객에게 전파돼 이는 병원을 넘어 지역사회로 유행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책임감을 느끼고 과연 이 업무를 할 수 있을까 라는 부담감으로 감염관리실에서 일했던 것 같다. 그 후 2015년 그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됐다. 메르스 대유행이 발생한 것이다. 병원에서는 긴급대책회의 실시 후 이전부터 계획된 매뉴얼과 여러 번의 훈련에 따라 직원들은 공포와 두려움에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상황을 처리했다.

진료부의 폐렴 의심 환자의 선제 격리, 환자 및 방문객 입실 시 발열 및 접촉력 조사, 철저한 직원들의 보호구 착용, 강화된 환경 소독 등을 통해 메르스 양성 환자가 본원에 방문했음에도 직원 및 환자의 노출을 막을 수 있었다. 이건 단순히 운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미 신종 감염병 대응에 대한 감염관리 지침을 사전에 계획하고 있었고, 직원들은 이 계획에 따라 훈련해 실제 의료현장에서 익힌 대로 몸을 움직여 시행할 수 있도록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2013년 아시아나 항공의 미국샌프란시스코 공항사고 당시 기체가 두 동강나고 화재까지 난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승무원의 침착하고 빠른 대처를 통해 2명의 사망자 외에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인터뷰에서 승무원은 비상상황에 대한 훈련을 받은 대로 몸이 움직여 탈출을 진행했다고 대답했다. 의료기관의 감염관리도 마찬가지다.

직원이 실제로 의료현장에서 감염관리를 지킬 수 있도록 만드는 것, 매일 모니터링과 교육,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 바로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의 핵심이며, 감염관리 간호사의 중요한 역할일 것이다.

매일 병원으로 유입되는 감염병들과 이 정도면 괜찮을 거야라는 생각들과 싸우고 있는 감염관리간호사들을 응원하고 싶다. 우리는 오늘을 살고 있지만 내일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지슬기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감염관리실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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