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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신춘문예] '화물차 알록이' 동화 부문 심사평

2020-01-01기사 편집 2020-01-01 14: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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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차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거둔 성과

첨부사진1동화작가 배익천

첨부사진2소설가 김형수

'마음을 비운다!'는 말이 있다. 세상살이를 하면서 과도하게 주입된 상식이나 제도적 체계로부터 자유롭지 않으면 세계를 진정하게 대하는 태도가 갖춰지지 않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나이가 생명체를 훌륭하게 만드는 건 아니다. 동화는 그곳에서 발화되는 장르이다. 어릴 때는 누구나 시인이라는 말은 '동화'가 결코 '미숙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웅변한다.

명료한 사유와 정확한 문장을 구사하는 일은 동화작가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이 아닌가 한다. 그러면서 시적 감수성이 충만하여 사물에 내재한 영적 관계를 찾아낸 작품들이 주목을 끌었다. 최종까지 남아서 경쟁한 작품들은 모두 당대성이 깨어있고, 서정성이 뛰어나서 세계를 환기시키는 능력이 컸다. 낡은 인형에 얽힌 애정관계를 드러내는 '네버랜드 빨래방', 아파트 동 사이 바람의 통로에 쓰러진 폐기처분 상태에 이른 자전거에 주목한 '은빛 날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발가락 양말'을 찾느라 설치류의 세계를 탐문하는 '사라진 양말들', 어려운 시절을 가족과 함께 헤쳐 왔으나 어느덧 폐차가 될 상황에 처한 '화물차 알록이'에 이르는 네 편의 작품은 모두 어린이가 읽기 좋은 산문으로 세계의 발견과 경이로움을 안겨주는 좋은 작품이었다.

그 중 완성도가 높은 두 편을 골라 마지막까지 숙의하였다. '사라진 양말들'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생명체들과 영적 연대감을 나누는 뜻밖의 수확이 있었다. 아름답고 감성적인 서술이 일품이었으나 어딘가 꿰맨 자국이 남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화물차 알록이'는 명징한 느낌은 떨어지지만 구성의 인위성이 훨씬 적었다. 게다가 알록이가 폐차로 사라질 위기에서 '세월이 만든 작품전'으로 되돌아오는 반전을 낳으면서 서사 체험을 높이는 점이 매우 돋보였다. 삶의 신산고초를 함께 한 폐차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거둔 성과를 중시하여 당선작으로 뽑게 되었다.

최종 결과를 내기까지 심사위원 간에 이견이 없었다는 점, 또 마지막으로 선택한 작품은 하나이나 제목을 거명한 작품들이 모두 훌륭했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다들 좋은 작가가 될 것을 믿는다.

심사위원 동화작가 배익천·소설가 김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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