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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신춘문예] '봄날' 시 부문 심사평

2020-01-01기사 편집 2020-01-01 14: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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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특유의 현실 감각에 주목

첨부사진1박수연 평론가
첨부사진2김명인 시인
예심을 통과한 30분의 작품을 읽고 모두 여섯 분의 응모작을 다시 가려 뽑았다. '아빠가 돌아온다' 외 3편, '우리는 바다를 떠도는 노숙자들' 외 4편, '동학사' 외 4편, '거짓말 공책' 외 2편, '연습을 훔쳐보다' 외 4편, '괜찮은 날' 외 3편이 그 작품들이다. 경쾌한 상상력과 낯선 이미지들, 언어의 숙련도가 눈에 띄었다는 사실을 먼저 밝혀 둔다. 작품들을 다시 검토한 후 우리는 이 후보작들 중 '연습을 훔쳐보다'와 '봄날'에 주목했다. '연습을 훔쳐보다'를 투고한 분의 언어 솜씨는 매우 우수하다. 명확한 시적 결말은 언어의 힘을 충분히 드러내 준다. 그러나 언어적 재기에 치여서 통제력을 잃는 게 흠이다. "꽃잎 하나하나 빼며 허무는 허무虛無/요 며칠 허물어진 발자국들"과 같은 표현이 그렇다. '봄날'을 응모한 분의 작품들에는 전체적으로 일관된 주제와 시선의 힘이 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한 주제의식이 그것이다. 이 특징은 여성들이 현재 갖고 있을 여러 각별한 현실의 양상들로부터 나오는 것일텐데, 이에 대한 응모자의 인식도 뚜렷하다. "여자는 이제 너무 많이 읽힌 문장이어서"라는 구절은 상투적인 것인데 이 구절을 "시들 수도 없다"라는 표현으로 이어서 새롭게 반전시키는 능력 또한 주목할 만하다. 본심위원들은 이 작품과 함께 투고된 다른 작품들의 일정한 수준을 고려하여 '봄날'을 올해의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아깝게 낙선한 분들에게는 격려의 말씀을 보내면서 새 시인의 탄생을 축하한다.

심사위원 김명인(시인)·박수연(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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