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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신춘문예] '내 얼굴의 숨바꼭질' 동시 부문 심사평

2020-01-01기사 편집 2020-01-01 14:29:43

대전일보 > 사회 >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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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 속에 숨어있는 가족 얼굴

첨부사진1동시인 권영상
첨부사진2동시인 전병호
마치 한 사람이 썼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한 소재, 다 아는 진술과 익숙한 표현을 되풀이 하는 응모작들을 읽으면서 응모자들이 동시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에 갇혀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문사측에서 응모자 이름이 없는 작품만 제공했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가 하면 새롭지도 않은 문제를 제기하고 열심히 설득하려는 경우도 많아 지루하게 느껴졌다.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 동시를 쓰려면 먼저 그 점에 대한 자각부터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평작을 대하다가 오랫동안 갈고 닦은 솜씨로 빚어낸 작품을 만나면 무척 반가웠다.

심사위원들은 전체 응모작을 둘로 나누어 읽은 다음 추리고 추려서 '사월의 눈', '구름 운동화', '내 얼굴의 숨바꼭질' 외 1편 등 3인의 작품을 결선에 올렸다. 그리고 각 작품의 장단점을 비교하면서 오랜 시간 의견을 나누었다.

'사월의 눈'은 4월에 내리는 눈의 특징을 잘 살린 흉내말과 단순 간결한 이미지가 눈길을 끌었으나 마무리가 아쉬웠고, '구름 운동화'는 이미지가 아름답고 상상력이 볼만했으나 시적 완성도가 미흡했다. 당선작으로 선정한 '내 얼굴의 숨바꼭질'은 내 얼굴 속에 숨어있는 가족들의 얼굴을 찾아내고, 나는 나를 아끼고 보살피는 가족의 사랑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깨달음을 능숙한 솜씨로 담아냈다. 사실 같은 이가 보낸 동시 '악어가 산다'가 작품으로는 완결성이 높고 자연스럽게 어린이들의 집단 감정까지도 이끌어내는 수작이었으나 그림책 등에서 보아온 익숙한 이미지와 겹치지 않느냐는 의문이 있어 선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함께 보내온 나머지 3편이 그동안 갈고 닦은 시적 기량이 상당하다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으므로 기쁜 마음으로 수상자로 선정했다. 당선을 축하하며 더욱 분발해 한국동시를 이끌어가는 재목으로 크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권영상·전병호 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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