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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 인간의 존재 새기다

2019-12-30기사 편집 2019-12-30 15:50:56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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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터, 인간의 무늬'展

첨부사진1김억, 국동대혈

웅장한 자연 속에서 인간이 오랜 세월 쌓아온 문명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전시가 열린다.

dtc갤러리 연례기획전 '자연의 터 인간의 무늬'展이 2020년 3월 1일까지 대전복합터미널 dtc갤러리에서 열린다.

참여작가는 김억(판화), 김희원(사진), 노주환(조각), 박혜선(서예), 이완(서예) 등 5인이다.

이번 전시주제인 '자연의 터, 인간의 무늬'는 자연의 시간과 공간의 흐름 속에서 탄생한 인간들이 자연과 만나 그려낸 다양한 예술문화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보려는 시도다. 인간문명과 역사의 중추는 이미지-언어다.

이미지-언어는 한 개체와 또 다른 개체가 서로 소통하게 하고, 한 공동체가 다른 공동체와 협력하게 해 온 지구의 생명체들이 조화로운 문명사회를 만들도록 한다. 나아가 한 세대의 역사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기록을 가능하게 해 인류가 쌓아온 지식을 몸과 정신에 새길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전시에 초대된 5명의 작가는 이미지-언어를 통해 자연과 인간을 대립적으로 구분하기 전에 조화로운 전체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가 김억은 직접 걷고, 보고, 듣고, 만져본 자연을 나무에 새기고 한지에 옮겨 새기는 작업을 한다. 그의 작품세계에는 '실경답사'가 원칙처럼 등장한다. 실제로 산하를 느끼는 행위는 몸과 마음으로 체득하려는 시도다. 최근 전시에서는 해남의 이모저모를 상세하게 답사한 후 제작한 작품들을 선보였는데, 산맥의 기운이 느껴지는 표현 등 장소마다 담겨있는 이야기들을 알알이 빼곡하게 담고있다.

작가 김희원은 실재의 풍경을 삶의 풍경 안으로 끌어넣는 시도를 한다. 자연풍경을 도심의 인위적 공간 속에 둔다. 샹들리에의 촛불이 사라지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영상 등 장시간 촬영한 영상으로 시간성과 공간성의 변화를 추적해 보여주기도 한다. 작가 노주환은 우리 말과 글의 금속활자를 작품의 소재로 활용해 책의 형태, 기둥의 형태, 상자 등에 경구, 속담, 조언을 조합한다. 낱말들은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지만, 엉뚱하게 튀어나온 낱말들을 조합해보면 하나의 의미를 지니는 문장구조가 만들어진다. 작품 '활자도시'는 활자들이 모여 만들어진 우리의 삶의 터를 암시한다. 작은 단위들이 소군집을 이루고 다음 대군집으로 확대 조합되면서 독특한 터의 무늬를 이뤄낸다.

작가 이완은 단어나 문장이 갖는 의미를 되새기는 서체를 만든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아름답거나 귀엽게 디자인된 글씨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사단칠정(기쁨, 노여움, 슬픔, 두려움, 사랑, 미움, 욕망)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인간적인 사랑' 그 자체를 담아 쓴다. 그가 디자인한 글씨들은 장난끼 가득하면서도 그 짜임새는 아귀가 꼭 들어맞는 듯 자연스럽다.

작가 박혜선은 소중히 여기는 시, 역사적 순간과 기록물을 서체로 되새기며 그 의미를 다시금 느끼게 한다. 최근에는 독립운동 관련 자료를 한지에 새기는 작업을 했다. 그의 작업은 단지 어떤 문장이나 글씨를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뜻과 정신을 되새긴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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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김억, 부여 부소산


첨부사진3김희원, Someone's window Villa Savoye


첨부사진4노주환, 서울-한강


첨부사진5박혜선, 소동파의 말


첨부사진6이완, 혜풍화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