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민선 7기 임기 2년차를 맞은 허태정 대전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상·하반기 시정이 극명하게 갈렸다는 데 기인한다.

대전방문의 해를 3년으로 늘리기로 해놓고 대표 프로그램이 없다는 비판은 연초부터 제기됐다. 또 서구 평촌산업단지에 유치하려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건설계획을 중단키로 하면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갈대 시장`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주민과의 소통을 소홀히 했고 반대 여론이 심해지자 건설계획 발표 석 달 만에 사업 중단 카드를 꺼내면서 시정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성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비판도 따랐다.

갈등 관리 능력 부재와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베이스볼 드림파크 입지 선정과정이 대표적이다. 입지 선정과정에서 원활치 못한 행정을 펼쳐 유치 경쟁에 뛰어 든 자치구 간 감정싸움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건 시장으로 무책임했다는 평가다. 이로 인한 시민간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와 함께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을 두고도 행정의 연속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반대로 하반기 들어서는 말 그대로 꽃길만 걸었다. 공공기관 지역 인재채용을 골자로 한 혁신도시법 개정안, 대전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 지정,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총회 유치, 대전시티즌 기업구단 전환 등 하는 사업마다 긍정적인 결과물이 쏟아졌다. 이를 두고 "요즘 대전시가 너무 잘나가는 거 아니냐"는 우스꽝스러운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내년 대전시는 현재까지 완성되지 못한 지역 현안 사업을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대전의료원, 보문산 개발사업, 대전역세권 개발사업 등 해묵은 사업들이 즐비하다. 무엇보다 사업 진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민간의 갈등은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지방 정부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인구문제에도 소홀하면 안된다. 대전은 그동안 150만 붕괴 후 가속화된 인구 감소 현상과 관련한 대책 마련이 사실상 전무했던 게 사실이다.

2020년은 대전시가 더욱 살기 좋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도시로 꼽혔으면 한다. 이를 위해 허 시장과 대전시 공직자들의 분발이 요구된다. 취재2부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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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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