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 등단 50주년 기념 시집

저 여리고 부드러운 것이/ 나태주 지음/ 지식프레임/ 224쪽/ 1만 5000원
저 여리고 부드러운 것이/ 나태주 지음/ 지식프레임/ 224쪽/ 1만 5000원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나태주 지음/ 시공사/ 328쪽/ 1만 4000원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나태주 지음/ 시공사/ 328쪽/ 1만 4000원
어른이 돼도 삶을 관통하는 역경과 고난은 여전히 두렵다. 그럴 때마다 다시 일어나 희망을 꿈꿀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풀꽃시인`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은 사람을 살리는 것이 시라고 말한다. 시가 서정적이고 아름답기만 했다면 시가 사람을 살린다는 믿음은 갖지 못했을 것이다. 시가 그려놓은 세계는 세상의 작은 축소판이다.

2020년은 나 시인이 등단한 지 햇수로 꼬박 50년이 되는 해다. 50년 창작 생활이 시 `풀꽃`의 세 구절로는 다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길고 깊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하는 기념 시집 세 권이 출간됐다.

대표작을 모은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아이들을 바라본 따뜻한 시선을 그린 `저 여리고 부드러운 것이`, 청춘에게 위로를 건네는 `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등 3권이다.

시집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는 진정성을 담은 시로 이름 높은 나태주 시인의 오십 년의 창작 생활을 오롯이 응축시켜냈다. 그동안 써온 시들을 단순히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시를 선별하여 저자의 지난 반세기 시력을 간추려놓은 자서전적인 시집이다. 1부 신작 시 100편, 2부 독자들이 사랑하는 애송 시(대표 시) 49편, 3부 나태주 시인이 사랑하는 시 65편으로 구성됐다.

난해하고 복잡한 언어와 긴 분량으로 시를 쓰지 않고 간결하고 단순한 언어와 짧은 분량으로 시를 쓰며 삶의 내력을 구구절절 다 읊어내기보다는 가장 중요한 순간을 순정한 말 몇 마디로 담아내는 저자의 이 시집은 생의 빛나는 찰나들을 담아낸 하이라이트로 눈부신 필름에 가까울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살피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겸손한 긍정과 겸허한 감성이 담긴 시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저 여리고 부드러운 것이`에는 나태주 시인이 엄선한 80편의 시를 수록했다. 시인이 시 속에 담긴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은 어른들과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단단한 힘을 준다는 믿음으로 쓴 작품들이다.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읽을 만한 시를 선별했지만 모두 동시는 아니다. 간결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를 위주로 담았다. 1-4부 각 주제에 맞게 시를 구성했다. 시마다 달린 나태주 시인의 감상 글은 깊은 울림을 준다. 시인은 시가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지, 어떤 시선으로 시를 읽어야 하는지, 왜 아이들과 함께 시를 읽어야 하는지, 아이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줘야 하는지 등에 대해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타이르듯이 일러준다.

`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는 나 시인의 시와 그 시를 좋아하는 25살 김예원 씨의 에세이가 어우러진 책이다.

이 책에는 시험과 취업, 사랑과 이별에 힘겨울 때마다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으며 기운을 얻었던 한 청춘이 5년 동안 써 내려간 기록이 담겨 있다. 세상을 향해 연애편지를 써온 나 시인과, 그 시를 읽고 40년 만에 답장을 보낸 스물다섯 청춘이 써낸 책인 셈이다. 이 책엔 90년대 생의 절망과 희망, 고민과 방황, 행복과 사랑의 이야기가 짙게 배어 있어 나태주의 시와 함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공동저자 김예원은 "실용 학문이 환대받는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도 여전히 철학과 문학 등 순수 학문이 힘을 발휘함을 믿는다"며 "오히려 마음 치료제와 미래 길잡이로서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언어와 배려 깊은 말투가 우리를 행복에 다다르게 해 줄 것"이라고 말한다. 조수연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 나태주 지음/ 열림원/ 352쪽 / 1만 3500원
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 나태주 지음/ 열림원/ 352쪽 / 1만 3500원

조수연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